카테고리 보관물: 짧은생각

아저씨의 자격 요건

죄우로 둥글게 퍼진 배는 아저씨의 자격 요건 중 하나이다. 어떤 이는 아저씨이냐 아니냐는 배가 나왔는지에 따라 판단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도 점점 그 자격 요건을 충족시켜가고 있다. 거의 운동을 안해서일까, 옆구리에 잡히는 살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어떤 자격 요건을 충족시킨다는건 긍정적인 일이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진달까. 하지만 아저씨가 되는 것 또한 같은지는 확신이 안 선다.
사실은 나온 배를 집어넣고 싶다. 그럴수만 있다면 천천히 아저씨가 될테니. 세상에 공짜는 찾기 어려운 법이다. 공짜로 아저씨가 되기보다는 아저씨를 피하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혼사를 통한 끈끈함

하나 더 오늘 깨달았다. 역사에 보면 혼사를 통해 끈끈한 동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정말 효과적이었다는걸
아는 형이 처형을 소개시켜준 사실에 적지않이 감동했다. 그 여자분이 매력적이거나 말거나 말이다

그때 그 독서실

정확하게 셀 수는 없지만 거의 10년만이라고 해두자. 그 독서실은 그대로였다. 구에서 운영하는 독서실이 집 근처에 있다. “청소년 독서실”이라는 그 때와 똑같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 독서실의 매력은 500원으로 하루종일 이용 가능하다는거다. 그때도 500원이었는데, 변하지 않소 그대로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독서실을 이용했다. 중고등학생들이 웬 아저씨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지 않을까 몸에 힘이 들어갔다. 문을 열고 보니 바로 앞에 앉은 사람도 아저씨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의자는 삐그덕대고, 조명은 웅웅 고주파음을 내지만 마음이 편해진다. 10년 전 감촉이 온 몸에 퍼진다. 여기는 그대로인데, 시간이 참 많이 흘렀구나. 마음이 아려온다. 반갑다 독서실아. 그대로 있어줘서 고마워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활동하던 사람들을 실제로 처음 만났다. 사회적인 명사인 사람도 있고,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도 있고 다양한 조합이었다.
모임 중 던져진 “당신을 동기부여하는건 어떤건가”라는 질문에 요즘 빠져있는 진정성에 대한 의문과 말초적인 나를 알고 싶다는 욕구를 섞어 적절히 염세주의적인 의견을 펼쳤다. 그러면서 생각도 좀 더 정리되었고.
몇년 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알게된 인연이 실제까지 이어져 소중해진 기억이 있다. 이 인연도 그러하길.

갈고 닦기

방금 또 들었다. 사고를 갈고 닦아야겠다는 생각이.
교복 통일화 논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다보니, 무상급식을 찬성하던 것과는 전혀 반대의 논리로 접근하고 있었다.

변화 없음

“너네랑 꽤 오래간만에 보는건데, 셋 모두 달라진 게 없네. 한 명은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한 명은백수고, 한 명은 여자친구가 없고”

몇 달 만에 만난 친구 2명과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고 헤어질 때쯤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달라진데 없다는 점에서 느껴지는 익숙함과 친근함이 좋지만은 않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모두가 달라지길 고대한다.

나르코스

지난달 미국 여행 가면서 보려다, 아이패드에서 소리가 안 나오는 불행한 결함으로 한국에 돌아와서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시즌 1 끝.

상상 이상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기에 대부분 실화에 근거했다는 걸 자꾸만 받아들이기 힘들어진다.

가족을 끔찍이 아끼면서 이외의 사람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파블로 에스코바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발생하는 유혈사태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추격자들. 합의된 사기가 가져다준 평화.

스페인어 대사가 대부분인 이 미드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는 딱 두개.

“돈 받을래, 총 맞을래?(plato o plomo?)”

그리고

“네 보스(Si patron)”

내 자리

내 자리가 거기라서 서있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물길을 막고 서있어 흐름을 더디게 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나이기에 그 자리가 내 자리인 사람이 되고 싶다

사리사욕을 더 챙기자

외부와 주고받는 메일의 문구 하나하나를 신경쓰고, 혹시나 그들이 힘들진 않을까 미팅 약속 조차 잡을지 고민하는 모습

분명 필요한 회의인데, 다른 사람 시간을 뺏는건 아닐까 망설이는 모습

덜 깊게 생각하고 더 사리사욕을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