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불면증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제는 반쯤 포기 상태이다. 온갖 수를 써봤지만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유난히 길 것만 같은 밤이다. 하루는 24시간으로 똑같고, 해가 빨리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마침표를 찍음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서는 이 밤은 유난히 길다.

잠자리에 들어도 잠이 오질 않는다. 마땅한 이유를 모르겠다. 이런 일이 몇 번 계속 되다보니 잠자리를 준비하면서도 걱정이 앞선다. 잠이 안 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늘은 다르겠지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눕는다. 어김없이 잠이 안 온다. 자야지 자야지 마음 속으로 되내인다.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진다. 희한한 일이다.

잠 못 이룰 것이 확실한 일요일 밤. 너와 마주하고 있다. 오늘만큼은 나를 편하게 놓아준다면 고맙겠다. 헛된 기대와 함께 악수를 청한다. 잡은 손의 느낌이 그리 썩 좋지는 않다.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이 밤.

잠 못 이루는 일요일 밤의 좋은 점이 있다. 한 주를 알차게 보내겠다는 다짐이 무너져도 변명거리가 생긴다는 점. 일요일 밤에 일찍 못 자서, 월요일부터 단추를 잘 못 꿰었다는 핑계. 어쩌면 그럴싸한 핑계를 미리 만들어 놓기 위해 내 몸이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A Labor Market That Works: Connecting Talent With Opportunity In The Digital Age

mckinsey

이 글은 MGI(McKinsey Global Institute)에서 2015년 6월 발행한 A LABOR MARKET THAT WORKS: CONNECTING TALENT WITH OPPORTUNITY IN THE DIGITAL AGE 보고서 중 Executive Summary 일부를 번역한 문서입니다. 보고서 원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http://www.mckinsey.com/insights/employment_and_growth/connecting_talent_with_opportunity_in_the_digital_age

기술과 세계화로 인해 경영 환경은 보다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화해왔지만, 대부분의 경제 시스템이 개인들과 일자리를 연결하는 방식은 여전히 느리게 동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백만 명이 직업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필요한 인력을 찾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와중에 상당수의 근로자는 자신은 현재 수행하는 업무보다 더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느끼거나, 몰입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세계 경제 측면에서는 낭비되고 있는 잠재적 요소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이런 문제들이 실업, 불완전 고용, 그대로인 임금, 의기소침에 반응하는 수억 명의 사람들을 대변하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e-commerce) 같은 경영 소비자 환경을 완전히 바꿨던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기술 형태가 등장하면서 전환의 문턱에 서있던 노동 시장은 변하기 시작합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online talent platform)은 개인들과 딱 맞는 일자리 기회를 연결하는 장터이자 도구입니다. 완전한 규모의 사용자 네트워크가 가능성 높은 후보군의 폭을 넓혀주고, 강력한 검색 기능과 알고리즘이 이 후보군들을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추려줍니다. 이 플랫폼은 어느 범위 안에서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고, 향후 몇 년 동안 계속 진화할 것입니다.

몬스터닷컴(Monster.com)이나 링크드인(LinkedIn) 등은 구직자와 전통적인 고용주(employer) 연결해줍니다. 이 플랫폼은 여러 잠재 고용주에게 개인들이 기술 능력, 이직 가능성, 기타 특질들을 선보이도록 해주고, 개인들에게 기회와 커리어 패스에 대한 보다 좋은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다른 서비스들은 특정 작업이나 서비스를 특정 시간대와 장소에서 해줄 수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contingent worker)를 연결해줍니다. 지식 노동에 필요한 아주 전문적인 기술 능력을 갖고 있거나, 운수업 면허가 없거나, 가사 일을 해주는 프리랜서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건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편집자에서 회계사에 이르는 많은 전문직들은 프로젝트 기반으로 자가 고용된 상태로 일해 왔습니다. 오늘날 선진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낮습니다. 그러나 여러 서비스에 걸쳐 거래를 촉진시키는 새로운 온라인 장터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임시직 경제(gig economy)”라는 개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사용자들을 포섭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빠르고 효과적인 교환소가 되어, 새로운 참가자를 끌어들이는 것과 동시에 일자리 시장에 동력과 투명성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노동 시장의 장기간에 걸친 과제를 다룸으로써 경제에 영향을 미칠 온라인 인재 플랫폼의 잠재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의 공급자 측면 분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세계 GDP를 2.7조 달러 높일 수 있으며, 7200만개의 정규직과 동등한 수준의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이득을 얻는 개인들은 더 많습니다. 유럽연합(EU) 인구와 동일한 수준인 5억 4천만 명이 직업을 구하고,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더 적합한 직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과 경제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을 넘어서, 인재 플랫폼은 기업들이 직원 채용, 교육, 관리 방식을 변화시키도록 도와줍니다. 이미 인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보다 좋은 정보에 근거해 인적 자원(human capital)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 더 좋은 경영 성과로 이어진다는 걸 확인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인재 플랫폼은 경제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기술 능력에 대해 더 잘 알려줄 수 있습니다. 이 정보가 교육, 훈련에 대한 의사결정을 만들어내고, 경제 전반의 기술 능력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절히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이 노동 시장이 잘 돌아가는 걸 막는 모든 장애물을 없애 주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전체 수요가 적거나 다른 국가에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일 등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개인이 생산적으로 몰입 가능한 일자리와의 연결”이라는 기본 명제를 잘 달성하는데 필요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람과 일자리와의 변하지 않는 끊어짐>

전 세계 노동 시장은 전체적인 고용상태와 생산성을 낮추며 개인에게 장애물로 존재하는 여러 비효율성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표1 참고) 경제 위기는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었는데, 그렇다고 단순히 경기 주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수십 년간 여러 국가의 노동 시장은 황폐화되어왔습니다.

첫째로 일자리와 근로자를 연결해주는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많은 근로자들이 보유한 기술 능력들은 눈앞에 있는 기회들과 잘 연결되지 않고, 정보의 격차로 인해 적합한 구직자가 잠재적인 채용공고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막히거나, 딱 맞는 근로자가 다른 지역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전체적으로 기술 능력의 차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논쟁하지만(임금 상승은 없다고 가정하고), 기업들은 특정 기술 능력을 필요로 하는 특정 역할들을 채용하는 게 가끔 어렵다는 걸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맨파워(Manpower)가 2014년 전 세계 3700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36퍼센트의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빅 데이터 분석가의 공급 부족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전기기술자, 용접공, 운전기사, 건강 보조원 등 여러 분야의 인재들도 찾기 힘듭니다.

동시에 전 세계 노동 가능 인구의 30~45퍼센트가 가용되고 있지 않는데, 실업 상태이거나, 쉬고 있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브라질, 중국, 인도에만 8억5천만 명이 존재합니다. 몇몇은 파트타임 고용을 선택하거나 선호하기에 인력에서 배제되어 있지만, 소득을 올리는 수단으로 선호하는 수백만 명도 포함됩니다. 청년 실업은 비가용 상태의 경고음입니다. 대략 7500만명이 공식적으로 실업 상태이지만, 수억 명 이상이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교육, 고용 혹은 훈련에 미포함). 그들의 경력을 전진시켜줄 견고한 시발점 없이는, 그들의 일생에 걸친 경제적 전망은 점점 안 좋아질 것입니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도 모든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수의 대학교 졸업자들은 그들의 학위가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링크드인이 전 세계 구직자를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7퍼센트의 응답자가 현재 하는 일은 그들의 기술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고, 적절한 도전 의식을 주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습니다. 진정한 몰입 없이는 지루함과 두려움이 생겨나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노동 시장의 낮아지는 유동성은 문제를 더 심화시킵니다.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경우, 더 잘 맞는 업무를 찾는 경우는 가끔이고, 보통 그 과정에서 더 높은 봉급을 얻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직하는 경우는 제한되어 있고, 미국에서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보다 경직된 노동 시장에서는 실업자와 이제 막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능한 기회가 제한되기도 합니다.

[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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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또 다른 문제는 개발도상국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비공식적 고용(informal employment)의 확산입니다. 사법, 세무 당국의 시야 밖에 있는 기업체에서 일하는 경우와 영세업체에 자가 고용된 경우가 여기에 합니다. 선진국에서도 비공식적 고용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과 계약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비공식적 고용은 낮은 생산성과 연결되기에, 개인이나 경제 두 측면 모두에서 필연적으로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노동 시장에 투명성과 효율성을 불어넣는 온라인 인재 플랫폼>

온라인 인재 플랫폼이 노동 시장의 만병 통치약은 아니지만, 앞서 기술한 문제 중 여러 가지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웹사이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혹은 기업 내 시스템의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근로자 개인과 기업 혹은 업무 프로젝트 모두에 대한 어마어마한 정보를 수집한 후, 데이터를 조합해 채용 기회와 개인을 연결시켜주고 보다 나은 업무 성과를 창출해냅니다.

[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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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재 플랫폼의 형태는 개인과 전통적인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형태입니다. 인디드(Indeed), 커리어빌더(Careerbuilder), 몬스터닷컴, 독일의 싱(Xing), 프랑스의 비아디오(Viadeo)가 여기에 속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3억64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링크드인이 이 형태 중 가장 규모가 크고, 2014년 1백만 건에 가까운 신규 채용을 연결했습니다. 기업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이력서 같은 정보 뿐 아니라 구직자의 평판 정보도 확인 가능합니다. 각종 기술 능력에 대한 동료들의 추천, 고객 평가,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활동에 관한 데이터도 확인 가능합니다. 링크드인 하나만 보더라도 30억 개 이상의 개인에 대한 추천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채용 담당자와 인사 업무 담당자는 점차적으로 이러한 인재 플랫폼을 “수동적 채용” 목적으로 사용하는데, 채용 공고를 내고 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뽑고 싶은 사람을 찾고 개별적으로 연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추세는 급속도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고도로 특화된 인재들을 뽑을 때 특히 잘 확인됩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의 또 다른 종류로 비정규직 근로자를 특정 업무나 과제와 연결시켜주는 형태가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 연결되는 사람의 수는 적지만(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미국 내 노동 가능 연령 인구의 1% 미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업과 스타트업은 긴급한 과제에 필요한 전문가를 섭외하는데 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워크(Upwork, 옛 Elance-oDesk)는 웹 개발, 그래픽 디자인, 마케팅 작업 관련해서 400만개 이상의 사업체와 180개국의 프리랜서 900만 명을 연결했습니다.

프리랜서 플랫폼은 근로자들이 자신의 기술 능력을 보다 널리 홍보할 수 있고, 새로운 고객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개인들은 이런 업체들 중 태스크래빗(TaskRabbit)과 아마존 홈 서비스(Amazon Home Services)에서 근처 누군가를 고용해 심부름이나 집 수리를 부탁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 중 점점 많은 수는 하나의 특화된 영역을 다루는데, 대표적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 리프트(Lyft), 사이드카(Sidecar)와 아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반시터(Urbansitter), 케어닷컴(Care.com)이 있습니다.

이 주문형 서비스 플랫폼(on-demand service platform)을 통해 생겨나는 일자리의 질은 면밀히 관찰되고 있습니다. 어떤 근로자에게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구하는 것만이 힘든 노동 시장에서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본업의 부족한 수익을 보충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사용한다는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선택 가능한 보다 유연한 선택지가 생겨나면서 노동 시장 밖에 존재하던 사람들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죠.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개개인에게 몇 가지 다른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온라인 채용 공고들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해지면서,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자발적인 이직은 높은 급여와 관련되어 있는데, 더 역동적으로 변한 채용 시장은 새로운 역할과 함께 급여 상승도 가능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글래스도어(Glassdoor)나 볼트(Vault)같은 인재 플랫폼은 특정 조직의 전, 현직원으로부터 익명의 평가와 연봉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를 통해 개인은 이 기업에서 일하면 어떨지 알 수 있는 새로운 창구를 열어주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할 확률을 높여줍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플랫폼은 더 광범위하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잠재성을 갖춘 새로운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재 플랫폼은 기업에서 채용 진행 중인 자리(position), 필요한 기술 능력, 학력 사항과 입사할 때의 역할(entry position)에서 보다 몰입할 수 있는 업무로 연결되는 커리어 패스에 대해 추적하는 독특한 위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선택해야할 학위와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보다 좋은 정보를 바탕으로 고등학생부터 적당한 커리어 변화를 꿈꾸는 근로자들에게 힘들 불어넣어줄 수 있죠.

이 보고서에서 다루는 각각의 플랫폼, 기업, 기능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분야의 2015년 현황이라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고, 인재 플랫폼이 진화함에 따라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이 이커머스 영역을 어떻게 확장시켰는지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여러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는 혁신과 상품들을 만들어냈지만, 초기에 이러한 성과를 예상한 사람은 소수였습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유사하게 변모하여 현재는 예측 불가한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경제 성장을 돕고 수백만 명의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온라인 인재 플랫폼>

이 플랫폼에 기업과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하게 되면, 경제 전반에 걸친 영향력이 명확해질 것입니다. 전 세계 GDP와 고용 상승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실업 급여와 잘못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을 감소시키는데 에서 오는 간접적인 이득, 혁신과 창조적 파괴 등에서 오는 역동적인 장기적 이득의 측면에서 잠재성을 평가해보았습니다.

<2025년까지 연간 2.7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 GDP에 기여>

GDP 고용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3가지 측면에서 영향력을 분석했는데요, 노동력의 참여 증대, 실업 감소, 그리고 노동 생산성 증대입니다. 각각의 측면에 대해 적당한 가정(modest assumption)을 통해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초기 경험적 증거(early empirical evidence)에 근거해 전망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인터넷 전환율이 높아지고, 인재 플랫폼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화할 2025년을 바라본 전망입니다. 또한 경제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하고, 노동 시장의 수요에는 빈 공간이 없으며, 일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일자리가 존재한다는 가정에 근거했습니다.

  1. 노동력의 참여와 파트타임 근로자의 근무 시간이 증대됩니다. 더 일할 수 있다면 더 일할 사람이 있다는 전 세계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업주부의 75%가 유연한 선택지가 있다면 일하겠다고 합니다. 링크드인이 2015년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40%의 파트타임 근로자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면 더 일하겠다고 합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디지털 장터가 만든 유연한 고용 모형은 전통적인 정규직 자리를 원치 않는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고, 백수 청년과 성인 몇 명이 주당 몇 시간 정도만 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날 것입니다.
  1. 실업이 줄어듭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의 강력한 검색 능력과 정교한 추천 알고리즘이 채용 절차를 신속하게 만들어주고, 개인이 일자리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국가와 지역을 넘나들며 후보자와 채용 공고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에, 몇몇 지리적으로 잘못 되었던 연결 문제를 해결하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연결이 가능해집니다. 답답한 지역 경제에 갇혀 버렸다고 느끼던 사람들이 몇 백 마일 이사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는 특히 국가마다 고용 전망이 아주 다른 유럽의 근로자에게 중요한 요소입니다.
  1. 노동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적합한 사람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연결해주고, 직업 만족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향상됩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비공식적 고용 상태의 근로자를 공식적 고용(formal employment) 상태로 바꿔줌으로써 생산성이 많이 향상됩니다. 이 효과들은 근로자별 업무 성과를 높이고 전 세계 GDP를 향상시킵니다.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온라인 인재 플랫폼은 2025년까지 전 세계 GDP를 연간 2.7조 달러 상승시키며, 이는 영국 전체 GDP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표3 참고) 전 세계 GDP 예측치를 2% 상승시킵니다.

[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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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영향력을(1.3조 달러 가량) 발휘하는 요소는 증대된 노동 참여와 근무 시간인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현재 백수이거나 잘 활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 탐색을 단축시키고 이전까지 이뤄질 수 없었던 연결로 인해 줄어들 실업이 두 번째로 큰 효과였는데, 805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더 잘 맞는 일자리를 연결해주거나 비공식적 고용을 공식적 고용으로 전환시키면서 생산성이 늘어나는 부분은 전 세계 GDP를 6250억 달러 상승시킬 것입니다.

각 국가별 노동 시장의 특성, 인구통계학적 요인, 인터넷 사용성에 따라 GDP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경제 규모가 큰 7개 국가에 대해 세부적으로 예측해보고, 다른 국가들도 살펴봤습니다.(표4 참고) 남아공, 그리스, 스페인처럼 실업률이 높고 노동 참여가 낮은 국가들의 GDP가 상승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들 국가와 유사한 국가들에 대한 온라인 인재 플랫폼의 영향력은 실업 기간을 줄이고 근무 시간을 늘리는 데에 발휘됩니다. 미국과 서유럽 대부분 국가들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영향입니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비공식적 고용에서 공식적 고용으로 전환되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둡니다.

[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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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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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내일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과연 무엇을 먹을 거냐고 질문을 던지곤 한다. 가장 좋아하거나 그리워하는 음식을 좀 더 또렷하게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이 질문을 받는 사람은 당황하기 일쑤이다. 평소에는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소중한 존재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니까. 만약 나에게 누군가 같은 질문을 한다면 평양냉면이라고 답하겠다.

처음부터 평양냉면을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면발의 미덕은 쫄깃함이라고 생각했기에 이에 닿자마자 후두둑 끊어지는 면발이 참으로 어색했다. 그뿐인가. 싱겁기 그지없는 육수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애호가들이 거치는 이런 통과의례를 지나, 이내 평양냉면의 면발과 육수를 탐닉하게 되었다. 과하게 쫄깃거려 어떤 때는 부담스러운 함흥냉면의 면발과 달리 훨씬 부드럽고 입에 달라붙는다. 싱겁기만 하던 육수를 최후의 한 방울까지 찾아서 그릇을 붙잡고 기울인다.

평양냉면 잘한다고 소문난 가게들을 여러군데 가봤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봉피양이다. 맛도 훌륭하고 냉기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묵직한 놋그릇도 좋다. 나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짠돌이로 소문난 아버지도 한그릇에 14000원 정도 하는 비싸다면 비싼 봉피양 냉면을 좋아라하신다. 거기를 갈 때면 한 그릇 뚝딱 비우시고는, 여기 냉면은 이 가격 내고 먹을만하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으신다.

함경도가 고향인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원래 냉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그 추운 겨울날, 따뜻한 방 안에서 차가운 냉면 한 그릇 비워내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다고. 하기야 그 시절에 차가운 음식을 만들려면 겨울철 찬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겠지 싶었지만 들으면서 신기했다. 말 그대로 이한치한이 아닌가.

입에 침이 고인다. 점심에 먹었는데 또 먹고 싶다. 스피노자는 내일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했다. 그런 허세는 싫다. 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 이 세상을 뜨겠다. 내일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봉피양에 들려 평양냉면 한 그릇 뚝딱 해치우겠다. 세상의 종말이 조금이라도 덜 아쉬워지게 말이다.

[4] What is code: 2.2 From Hardware to Soft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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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loomberg.com/graphics/2015-paul-ford-what-is-code/

하드웨어라는건 참 교묘한 사업입니다. 컴퓨터를 합치고 제조하고 배송하는 일이 지난 수십년동안 돈을 버는 방법이었었죠. 하지만 수익이 줄어들었어요. 델 (Dell)은 사모펀드 손에 넘어갔고, 게이트웨이(Gateway, 역자 주: 주문형 PC 제조 회사)는 에이서 (Acer)에 인수당했죠.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경쟁하던 델과 게이트웨이는 소프트웨어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보통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설치되어있는 PC를 제조했고, 거기에 더해 수익을 높이기 위해 가입이 필요한 여러 가지 서비스들을 제공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1000달러 이상을 지불하며 컴퓨터를 구입했지만, 결제를 종용하는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꺼야하는지 찾아봐야했던 소비자들로부터 저주를 받는데 이르렀죠.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장이었던 스티브 발머가 땀에 흠뻑 젖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앞에서 팔짝팔짝 뛰면서 외친 적이 있었습니다. “개발자들! 개발자들! 개발자들! 개발자들!”

그는 목소리가 쉴 때까지 외쳤죠. “전 이 회사를 사랑합니다!” 물론 그는 그랬어요. 소프트웨어를 판다는 건, 화면을 깨울 수 있다는 건, 무제한으로 복사 가능한 실체 없는 무엇인가를 파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더 저렴한 실체가 없는 무엇인가를 팔거나, 그걸 공짜로 뿌리기 전까지는 높은 수익도 얻을 수 있고요. 리눅스 같은 무료 소프트웨어 기반의 시스템이 서버 시장을 갉아먹다가 끝내는 삼켜버렸고, 구글 앱스처럼 무료 사용이 가능한 웹 기반 어플리케이션들이 데스크탑 소프트웨어를 유의미하게 대체하고 있는 것처럼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기대는 변해왔습니다. 1960년대 IBM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며 더 많은 금액을 요구했었고,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윈도우에 포함시켰다가 소송 당했고,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폰 용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거부했던 애플은, 앱 스토어를 시작하면서 거대한 상업적인 영역을 확장했고, 곧 전 세계가 즐기는 앵그리 버드 같은 소프트웨어가 등장했죠. 오늘날은 상당수의 하드웨어들이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채 출시되는데요, 예를 들면 PC는 운영체제를 포함해서 나오고, 운영체제에는 이메일 프로그램부터 혼자 하는 게임 같은 수백 개의 보조프로그램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더 많은 걸 다운로드 받거나 구입하죠.

일반적인 영어로 코딩하거나, 몇 가지 아이콘 세트를 조작하거나, 규칙들의 목록을 주욱 적어내려가면 되는 등 똑똑한 경영진들이나 보통의 어린 아이도 가능할 만큼 쉬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 만드는 작업을 더 쉽게 하려는 시도 들은 셀 수 없이 있어왔습니다. 계산기를 사용하거나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처럼 보통의 사람들이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었죠. 하지만 아직 그 어느 것도 “개발자들, 개발자들, 개발자들, 개발자들”을 죽이지는 못했어요. (역자 주: 아직도 코딩은 어렵다는 의미)

그러므로 기술들을 살아있게 만드는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강좌들이 생겨났습니다. 시작은 1950년대였지만 1980년대에야 불이 지펴지기 시작했는데, 기계를 조작함으로써 인간의 기본 욕구들을(시간 확인하기, 항공권 예약하기, 편지 보내기, 좀비 죽이기) 충족시키는 방법들을 균형 잡힌 소수의 사람들이 숙련된 솜씨로 만들어냈습니다. 프로그래머들은(coders) “키보드에서 오는 신호 받기” “기억장치의 숫자들” 같은 개념에서 출발해서, 우리가 소프트웨어라고 부르는 무제한으로 복사 가능한 단위들의 디지털 결과물들을 창조해내면서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길 바랬습니다. 이봐요, 당신네들이 해냈다고요. 그들이 만들어낸 시스템은 글로벌 경제 기반구조를 관리하는데 사용됩니다. 프로그래머들이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게 아니라고 한다면, 그들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을 돌아가게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대부분의 프로그래머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처럼 널리 알려진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는 여기저기 도처에 깔려있습니다. 깨지기 쉬운 물건을 만드는 공방,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인 맞춤형 프로젝트, 프로그래머들이 잘 참고 견디는 사람들의 노동력을(심지어 그 사람이 한 뼘 떨어져있더라도) 흡수하고 향상시키는 표준화된 부품을 만드는 산업까지 퍼져있습니다. (It’s gone from a craft of fragile, built-from-scratch custom projects to an industry of standardized parts, where coders absorb and improve upon the labors of their forebears (even if those forebears are one cubicle over). ) TV 채널을 바꾸거나 케이블 TV 셋톱박스가 지금 하고 있는 TV 프로그램을 보여줄 때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것도 소프트웨어입니다. 5층으로 데려다주는 엘레베이터 역시도 마찬가지죠. 페이스북은 매일 십억 여명의 사람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는데, 그 소프트웨어는 웹 브라우져 안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서 동작합니다. 엄마의 사프란 꽃 사진이나 아들이 학교에서 노는 사진들이 페이스북 같아 보이지만, 그건 소프트웨어입니다.

hoarse: 쉰 목소리의

give away: 거져주다

nibble: 갉아먹다

solitaire: 혼자서 하는 게임

do away with: 죽이다, 제거하다

proportionally: 균형잡힌

adept: 숙련된

built-from-scratch: 손톱으로 땅 파는 것처럼 어려운

forebear: 억제하다

[3] What is code: 2.1 How Do You Type a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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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의 자판을 두들길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소문자 “a”의 경우를 보죠. 키보드는 당신이 키를 누르길, 손을 떼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어떤 키가 눌렸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죠. 키를 누르면 스캔코드를 보내게 됩니다.

키가 눌리길 기다리는 키보드처럼, 컴퓨터는 키보드로부터 신호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뭔가가 나타나면, 컴퓨터가 그것을 해석하고 내부로 전달합니다. “이게 키보드가 방금 전달한 거야. 이거 가지고 하려던걸 해봐”

간단하죠? 그러면 컴퓨터는 표를 확인해 신호가 문자 “a”를 의미한다는걸 밝혀내고, 화면에 표시합니다. 물론 쉬운 작업만은 아니에요. 컴퓨터는 기계입니다. 화면이 무엇인지, “a”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a”를 화면에 표시하기 위해, 컴퓨터는 선과 원으로 이뤄진 “a”를 저장한 글자체에서 “a”의 형상을 뽑아냅니다. 선과 원들을 가지고 형체를 만들고, 화면에 표시되는 자그마한 픽셀들에 표시합니다. 결국 글자 하나를 표시하는데 적어도 3개의 표현이 필요한대요, 키보드로부터 받는 신호, 미리 저장되어있던 글자, 그리고 화면에 그려진 선과 원들의 조합 이렇게 3개가 필요합니다. 이걸 어떻게 저장하는지, 혹은 문장 중간에 a를 삽입하면 근처에 있는 글자들이 어떻게 되는지는 아직 고려하지도 않았죠. 2진법 정보로 쪼갰을때, “선과 원”이 어떤 걸 의미하는지도 말이죠. 단순하게 “a”를 표현하는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많습니다. 모두 아주 잘 작동한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죠.

키를 누르는 시점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프로그래머(coder)입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데이터 필드는 최하위비트(LSB: least significant bit)를 먼저 전송한다” 같이 당신이 입 벌리고 물음표 지을만한 개념에 대해 이해하려고 관련 문서나 메뉴얼을 페이지 넘겨가며 보는 특정한 기질을 필요로 하죠. (Coders are people who are willing to work backward to that key press. It takes a certain temperament to page through standards documents, manuals, and documentation and read things like “data fields are transmitted least significant bit first” in the interest of understanding why, when you expected “ü,” you keep getting “�.”)

come down the pike: 나타나다

temperament: 기질

[2] What is code: 2. Let’s Be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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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이점이 많은 시계입니다. (A computer is a clock with benefits.) 간단한 산수를 한번에 하나씩 수행하는 동일한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째깍, 숫자 하나를 골라 1번 상자에 넣습니다. 째깍, 다른 숫자를 골라 2번 상자에 넣습니다. 째깍, 두 숫자를 (더하거나 빼는) 연산해 결과값을 1번 상자에 집어넣습니다. 째깍, 결과값이 0인지 확인하고, 다른 상자로 이동해 새로운 명령을 따릅니다.

컴퓨터가 하는 모든걸 당신도 펜과 종이를 갖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초당 수십억 번 하는게 어려울 뿐이죠. 그리고 이런 수십억 번의 자잘한 연산들은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휴대폰을 울리고, 엘리베이터를 올라가게하며, 미사일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엄청난 속도 덕분에 컴퓨터가 한개가 아닌 여러 개의 마법같은 손으로 최고 수준의 카드 마술을 보여줍니다.(That raw speed makes it possible to pull off not one but multiple sleights of hand, card tricks on top of card tricks.) 광학 디스크에 반사된 빛의 파동을 가로로 늘려주는 연산을 하고, 확대된 덩어리를 복사해 저장 칸에 넣고나서, 저장 칸의 내용을 화면에 빛으로 뿌립니다. (Take a bunch of pulses of light reflected from an optical disc, apply some math to unsqueeze them, and copy the resulting pile of expanded impulses into some memory cells—then read from those cells to paint light on the screen.) 수백만 개의 파동이 1초에 60번 발생합니다. 이것이 풋내기가 영상이라는 걸 보게 되는 과정입니다.

애플이 예전부터 컴퓨터를 제조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만 만들곤 했지만 (마우스와 키보드 같이 특별한 용도의 악세사리를 포함),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엑스박스 게임기와 서피스 태블릿, 루미아 폰을 만드는 하드웨어 사업을 합니다. 페이스북은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를 직접 조립하고요.

결국 많은 것들이 컴퓨터이고, 앞으로 더 그렇게 될 것입니다. 시계, 카메라, 에어컨, 캐셔 기계 (cash register), 화장실, 장난감, 비행기 그리고 프로젝터기 까지도요. 삼성은 TV처럼 생긴 컴퓨터를, 테슬라는 바퀴와 엔진이 달린 컴퓨터를 만듭니다. 치실이나 손전등처럼 아직 컴퓨터가 아닌 것들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포토샵에서 수천장의 이미지를 처리하는 작업 혹은 엑셀에서 숫자를 합산하는 작업을 한다면, 어떤 의미에서 당신은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보통을 넘어서 너무 많이 사용한다면 컴퓨터는 당신을 바꿉니다. 나는 포토샵, 비지오(Visio), 스프레드시트, 웹브라우져에 대한 꿈을 꾸곤 합니다. 꿈 속에서의 장면은 유동적이고, 정렬되고, 재조직됩니다. 나는 문자를 화면 근처로 옮기는 프로그래밍 관련된 꿈도 꿨었지요.

컴퓨터가 굉장한 일을 하도록 만들 수 있지만, 한계점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합니다. 컴퓨터는 전지전능하거나 의식을 갖추지 않았습니다. 빠르긴 하지만, 프로세서와 램 같은 일부분이 하드 드라이브나 네트워크 연결보다 더 빠릅니다. 컴퓨터가 매우 위대하게 보이는 데에는 수많은 프로그래머와 마케터들의 공로가 크지요. (Making them seem infinite takes a great deal of work from a lot of programmers and a lot of marketers.)

새로운 세기적인 예술가인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는 언젠가 예술이라는건 재료에 대한 저항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이야기했었습니다.(The turn-of-last-century British artist William Morris once said you can’t have art without resistance in the materials.) 컴퓨터와 다양한 종류의 주변기기들이 재료입니다. 코드가 예술이고요.

subtraction: 공제

add up: 이치에 맞다. 결과가 도출되다

raw speed: 엄청난 속도

sleights of hand: 전광석화 같은 손

rube: 풋내기

turn of last century: 새로운 세기의 시작

multifarious: 다방면에

peripheral: 주변장치

[1] What is code: 1.1 Why Are We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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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라는게 무엇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잡지 편집자의 요청으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니오” 제가 대답했죠. “먼저, 나는 수학을 잘 못해요. 프로그래머이긴 하지만, 동부에서 일하는 프로그래머죠.(East Coast Programmer) 베이 에어리어(역자 주: Bay Area는 유명 IT 기업들이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근처 서쪽 해안)에서 플랫폼 업무를 하는 진지한 사람이 아니란 말이에요”

거의 20여년 전 펄 (Perl) 언어를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 맞게 수정한 오레퍼1 (Oraper1)을 배우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습니다. 업무를 시작한지 1달 정도 되었을 때, 판타지 농구 선수들의 계정 3만개를 망가뜨렸죠. (역자 주: 실존하는 농구 선수들을 활용해 가상의 경기를 벌이는 게임) 몇몇 사용자들은 보낸 분노의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 일을 겪은 후, 나는 실력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선천적으로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걸 말하는겁니다. 컴퓨터를 사랑하지만, 컴퓨터가 나에게 재능을 주지는 않았죠.(they never made any sense to me). 코드를 거부하는 뇌에(code-resistant) 정보를 쑤셔넣은지 20년이 지나면서, 컴퓨터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축적해왔습니다. 마술 같은 컴퓨터의 속살이 드러났죠.(It’s magic has been stripped away)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 누구와라도 어떤 일을 했었는지 부끄럼 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요. 구글과 애플에서 일하는 사람과도 기쁘게 말할 수 있으나, 그들은 보통 모임에 거의 나오지 않는군요.(they so rarely reenter the general population)

(자바, 자바스크립트, 파이톤(Python), 펄, PHP, 클로져(Closure), XSLT로 코딩하며 돈을 벌었기에) 월드와이드웹에 빠삭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거대한 세상에서 웹은 하나의 작은 부분일 뿐이에요.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1100만명의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있습니다. (취미로 개발하는 사람은 700만명) 대략 LA와 근교 인구만큼의 숫자네요. LA 인구가 프로그래머라면, 동 할리우드는(East Hollywood) 맥(MAC) 프로그래머, 서 LA는 모바일, 비버리힐즈는 재무 관련 프로그래머, 오렌지 카운티는 윈도우 프로그래머이고요.

다른 이웃들도 많이 있어요. 엄지 손가락보다 작은 임베디드 컴퓨터에 사용되는 코드를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의 TV가 동작하게 만드는 코드를 작업하는 사람도 있고요. 세상 모든 것에 프로그래머가 붙어있는 것이죠. 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서로 다른 집단적인 특질로 인해 업무를 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시스템 운영자가(system administrator) 저글링 수업을 듣는 거라고 표현한다면, 나는 충분히 납득하며, 프로덕트 매니저는 공중그네 수업을 듣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제가 아는 정보 설계사 중에는(information architect) 친구관계를 주욱 나래비 세워서 스프레드시트에 적어둔 사람도 있어요. 보안 연구 전문가(security research Specialist)는 파티에 가는걸 좋아하고요.

저는 그저 1800만명 중 한명이라는걸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백여만명 중 하나의 개인으로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저의 관점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제 삶은 코드와 함께 했고, 당신 역시도 마찬가지였죠. 이제 이것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해야합니다.

새로운 종류의 혼란과 질서를 찾는 작업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점점 쉬워지고 있습니다. 수학 실력이 전혀 늘지 않더라도 저는 그 작업이 좋고요. 코드는 점차 세상을 재미있고, 멋지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strip away: 조금씩 없애다

folklore: 민간 전승

trapeze: 공중그네

기억을 담는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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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 사람과 자주 들렀던 식당이 있다.  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처럼 따뜻하고, 밝고 포근한 색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그러다 그 사람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되자 모든 것이 달라진다. 식당을 지날 때면 마음이 쇠잔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쳐다보기 싫어 그쪽으로 향하는 눈길을 돌리려 애를 썼다. 그 곳의 색과 온도도 달라진다. 어느 순간 짙고 어두운 공간에서 차가움이 느껴진다.

사실 식당 그 자체는 예전 그대로이다. 달라진 건 특별했던 사람과의 변화된 관계와 시간. 그로 인해 감정이 바뀌고, 식당에 대한 기억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런 청승맞은 사례 말고도, 그때와 지금이 다른 경우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재앙과 같았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이 아름다운 결말에서는 근사한 시작으로 변하기도 하고, 죽을 듯이 힘들었던 시절이 돌아보면 보약이었던 경우도 있다.

이렇게 보면 기억은 얼음처럼 딱딱하게 모양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 같다. 또 기억은 증발하지 않는다. 사라진줄 알았지만 다시 눈에 들어온다. 결국 그때그때 기억을 담은 감정이라는 컵의 온도와 색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본래의 색과 온도보다 뜨겁게 혹은 차갑게, 밝게 또는 어둡게 변한다. 그렇다고 그 기억의 본질이 변한 건 없다. 그걸 해석하는 내가 달라졌을뿐. 어쩌면 기억은 기록이라기 보다는 감정의 해석이니까.

하나의 기억 조각은 부분적으로 서로 다른 색과 온도를 가질 수 있다. 기뻤지만 슬프고, 화가 났지만 위로가 되었던 그런 기억도 있는 법. 하루 한해 세월이 지날 수록 이렇게 복합적인 기억들이 점점 많아진다. 선과 악 두가지로 무 자르듯 구분되는 세상이 아니듯, 기억의 색과 온도 역시도 모 아니면 도로 변하지 않는다.

잿빛 기억은 어떻게든 밝고 따듯한 컵에 담으려고 노력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한건 그 기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용기와 침착함으로 가능한 오래 꼭 안아주는 거다.  그 기억 조각들을 오래오래 끌어안고 있으면, 밝고 따뜻하게 변한 조각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조금이나마 더 성숙해지니까.

흔들리는 갈대로 만들겠어요. 지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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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생활을 바꾼다는건 참 멋진 일이다. 이전 회사에서는 누군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그 순간(점)을 조금이나마 좋게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선)이 보다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이렇게 점-선-면 점차 확장하다보면 종국에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사람은 늘 어딘가에 존재해야하고, 거기에는 주변을 둘러싼 공간이 있다. 좋은 공간에서라면 보다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건축이라는게 이렇게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일이라는걸 알게된 지는 몇년 안 되었다. 겉모습이 멋진 건물을 뚝딱뚝딱 올리는게 건축가가 하는 일이라는 좁은 인식을 갖고 있던 때도 있었다. 그 당시 즐겨보던 How I met your mother라는 미드의 주인공인 테드가 “건축가”의 멋짐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을 때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다가 건축 전공하신 가까운 상사분께 건축은 흡사 철학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주말에 삼청동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다녀왔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수상작은 SoA라는 건축가 그룹에서 만든 “지붕감각”. 미술관 한가운데 마당에 설치되어 있었다. 갈대로 지붕을 만들고, 그 아래서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었다. 다른 작품들을 구경하다가 미술관이 닫힐 시간 쯤에야 그 아래로 들어갔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 위를 뒤덮은 갈대가 살랑살랑 부딪히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까끌까글 거리는 소리는 솔직히 마음을 평온하게 하지는 않았다. 차라리 풍경 같은 걸 달아놨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나 나무 조각과 흙들이 깔린 바닥이 주는 평안하면서 촉촉한 느낌. 포근한 여성의 품 안에 누워있는 느낌. 그러고보니 갈대는 여자의 마음을 묘사하는 대표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본디 지붕은 튼튼하게 단단하게 만들어져야하는 숙명을 지닌 구조물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지붕 아래 쪽의 삶을 지켜주는게 지붕이니까. 갈대 지붕은 달랐다. 오롯한 틈 사이사이로 흩뿌려지는 햇살도 아름다웠다. 특히 맞은편에 위치한 경복궁과 끝에 보이는 인왕산이 적당한 크기로 펼쳐졌다. 틈이 존재함으로서 안과 밖이 더 연결되고, 안쪽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좋아졌다.

놓고 온 우산을 찾으러 뒤늦게 다시 들렀을 때, 아무도 있지 않은 “지붕감각”을 보게 되었다. 아까와는 달리 흡사 거적대기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느껴졌다 이야기하면 건축가들은 오히려 좋아할 수도 있겠다. 아래에 사람들이 누워있어야만 빛을 발하는 공간. 만드는 사람의 의도와 실제로 사용되는 행태가 완벽한 연결성을 가진다는 의미일테니까.

[책] 인테리어 원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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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흰색과 검은색이 전체적으로 어우러져있고, 군데군데 빨간색이 포인트로 들어간 선배의 원룸은 매우 깔끔해보였다. 특히 시선을 잡아끌었던 건 벽시계였다. 흰색, 검은색 바탕에 빨강색 원이 시간을 표시하는 멋들어진 벽시계였다.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니 현대카드 모마샵(MoMA)에서 샀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저 시계 사려고 현대카드를 만들었다고. 순간 겉으로는 태연지만, 속으로는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저렇게까지 인테리어에 신경을 쓰는걸까.

작년 초 잊지못할 조직 개편으로 인해 사무실이 수원으로 옮겨졌다. 매일같이 자정 넘어서 퇴근했기에 출퇴근이 정말 괴로웠고, 결국 회사 근처에 원룸을 구해서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8평 정도 되는 작은 원룸이었지만, 역사적이었던 독립 생활의 시작. 그전까지는 별 관심도 없었던 인테리어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 나는, 도쿄 출장 중에 들렀던 무지(MUJI) 매장에서 본 인테리어들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 이미 내 방의 컨셉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무지스타일.

최대한 저렴하게 무지 느낌을 내려고 동네 이마트 자주(JAJU) 매장을 들락날락하며 소품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무에서 유로 방을 꾸미는건 처음이다보니 어떤 소품을 사야할지 감이 잘 안 왔다. 그리고 소품들은 어떻게 하더라도 원래부터 방에 있던 것들이 신경을 긁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나를 가장 괴롭혔던건 꽃무늬 벽지. 뜯어버리고 흰 벽지로 바꿀까 몇번을 고민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께서 아들내미 걱정하는 마음에 사오신 이런저런 소품을(내가 세웠던 방 컨셉과는 맞지 않는)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망가졌다. 특히 화장실 슬리퍼와 휴지통이 못 생겨서 싫었다.

만약 그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내 마음에 드는 방으로 바꿀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일단 예시들이 거의 다 내 스타일이다. 소파며 의자며 타일이며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리고 허황된 상상을 현실로 구체화시켜놨다. 나같은 인테리어 초보자들에게는 가장 기초적인 개념부터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고, 어느정도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세한 살아있는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좋다. 한마디로 완벽한 실용서. 혼자 힘으로 저렴한 가격에 효과적인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내 꿈 중에 하나는 나만의 집을 갖는 것이다. 결혼 후 꾸릴 가족의 삶에 딱 맞춰진 집. 대량생산된 공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나와 가족의 손길이 닿아있고, 함께 나이 들어갈 집을 만드는게 내 꿈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꿈이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꼭 처음부터 집을 지을 필요 없이, 이미 만들어진 공간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나만을 위한 공간으로 다시 탄생시킬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진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뭐가 되든간에 내 집이 있어야한다. 과연 내 집을 언제쯤이면 갖게 될까. 서울 집값은 왜 이렇게 비쌀까. 우리의 핵심 목표는 언젠가 내 집을 갖게될 것이라는 생각을 정신차리고 하다보면 내집 인테리어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인테리어해야한다고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