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이 빗나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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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이맘때, 그때 다니고 있던 회사 인트라넷으로 메일이 왔다. 수신인은 5분 후 회의실로 모이라고. 회의실에서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안내된 내용은 여기 모인 사람은 새로운 부서로 발령되었다고, 이제 강남이 아닌 수원에서 근무할 거라는 이야기였다. 침통한 와중에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부터 강남 사무실 사람들이 수원으로 내려갈 거라는 소문은 팽배했다. 내가 시발점이구나. 그렇게 마음을 정리한 채 수 안으려 내려가서는 재빨리 회사 앞 원룸을 전세로 계약했다. 계속 수원에 있겠지 하는 마음에 말이다. 그랬던 수원 생활은 5개월 만에 끝났고, 나는 강남으로 다시 올라왔다. 오늘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은 수원은커녕 런던과 양재 새 사무실로 출근한다. 그리고 수원 원룸은 에어비앤비에서 다른 사람의 보금자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다, 얼마 전 다른 사람의 전셋집이 되었다.
영어와 트렌드 공부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영문 기사를 번역 요약해 게시하고 있다. 평일과 주말 하루씩 할애하는데, 평일은 점심시간 1시간을 쪼개 쓰기에 이미 잘 알고 있고, 번역과 요약이 쉬운 기사를 선택해 작업한다. 오늘 점심도 그런 날이었다. 어떤 기사를 작업할지 빠르게 선택하고, 후다닥 게시했다. 기사 반응을 신경 안 써야지 생각하면서도 궁금하지만, 사실 이번 기사는 기대가 없었다. 그랬던 그 기사가 최고의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 기사 쓰니?”라는 연락도 몇 개 받고 말이다. 둘 다 내 예측이 틀렸지만 기분은 좋다. 이런 기분 좋은 오류는 두 팔 벌려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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