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살해 피해자 1호

카톡방에 보이는 소위 “찌라시 “에 대처할 때 나만의 원칙이 있다. 바로 연예인이나 유명인이 아닌 사람들이 거론되는 찌라시는 읽어보지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 대단한 도덕 윤리는 아니지만,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설령 찌라시 속 그들이 거기 적힌 것 같은 행위(혹은 잘못)를 했더라도, 죄를 묻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것. 나머지 하나는 혹시라도 사실이 아니거나 엉뚱한 사람이 포함된 거라면 그들의 삶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이다.

아주 오랜만에 TED에 들어갔다가 모니카 르윈스키의 이야기를 보았다. 인생에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았던 22살 시절에 대한 농담으로 강연은 시작되었다. 그녀가 농담조로 그 사건을 언급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번민에 시달렸을까. 어쨌거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눈팔 세도 없이 몰입되는 이야기였다. 현장에 있던 대다수 청중들이 기립 손뼉을 치는 걸 보면 가슴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인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거다.

인터넷 시대에 미디어와 대중이 만들어낸 인격 살해 피해자 1호(patient zero of losing a personal reputation)라고 자기 자신을 지칭하며, 비슷한 피해자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용기를 냈다고 한다. 물론 그 사건에 대해서 그녀는 잘한 게 없는 사람이지만, 온갖 추잡스러운 욕설과 신상털기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폭력적인 처사였다. 자극적인 내용이 점점 더 빨리 공유되는 요즘, 그것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산업, 그리고 별생각 없이 한 개씩 돌을 더하는 우리.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 글의 결론은 그래서.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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