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원칙

친가와 외가 모두 친척들에게 내 이미지는 매우 좋다. 가끔은 실제보다도 훨씬 더 좋게 평가해주고 이야기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민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이미지가 좋은 이유는 팔 할이 부모님 덕분이다. 나에 대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갈등이 있더라도, 웬만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절대 친척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반면에 잘한 일은 크게 알린다. 예를 들어 오늘 외할머니와 어머니, 이모, 외삼촌들 모인 자리에서 외할머니께서 내 칭찬을 그렇게 하셨다고 한다. 몸이 편찮으신 외할머니에게 맛있는 거 사드리라며 어머니께 돈을 드린 적이 있었다. 이걸 가지고 어머니가 내가 샀다고 하면서 외할머니께 맛있는 도시락을 배달시켜드렸는데, 외할머니가 이걸 여러 번 말씀하셨다는 거다. 어머니가 기획부터 실행까지 다 했지만, 외할머니께는 내가 한 거처럼 말씀드렸다고 한다. 참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가족과 자식의 어두운 면은 숨기고 밝은 면을 강조하는 원칙은 내가 가정과 자식에게 꼭 적용하고 싶다. 그래야 안 좋은 일은 가능하면 안에서 해결하고, 좋은 일을 널리 널리 알려질 테니 말이다. 부모님도 절대 밖에서 자식 흉보지 말라는 이 원칙을 당신들의 부모님께 배웠다고 한다. 세대를 이어가며 내려오는 지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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