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도(記事道)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사’라는 걸 써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최신 동향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동력을 찾고, 개인 브랜딩도 할 겸 시작한 일이었다. 시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주일에 적어도 하나는 쓰려고 노력했다. 관심 분야에 대해 배우면서 얻은 정보를 다른 사람가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건 참 좋다.

그 1년 동안 하나 확실하게 결론 내린 건 내가 인기 있는 기사를 예측하는데 잼병이라는 거다. 보통 페이스북 ‘좋아요’, ‘공유하기’ 수로 인기도를 파악한다. 몇 시간 혹은 며칠 동안 열정을 쏟고, 내용에도 자신 있고 큰 반향을 일으킬 거라 기대했던 기사가 소리 소문 없이 파묻힌다. 반면에 1시간 만에 뚝딱 완성해낸 기사가 여기저기 공유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팀원들이 잘 봤다며 알려준 글은 점심 약속 가기 전 급하게 쓴 실적 채우기용이라는 걸 고백한다.

그러다 보니 과연 잘 쓴 기사라는 게 무엇인지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만약 언론사에서 기자들의 성과를 측정하고 싶다면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XXX, 숨겨진 비밀, 알고 보니…’ 등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걸면 조회수는 올라간다. 그렇다고 그게 잘 쓴 건 아닐 거다. 하지만 정성 들여 쓴 기사가 사람들 손에 익지 않을 때, 잘 쓴 거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기사도(記事道)가 필요하다. 젝키만 기사도(騎士道)가 필요한 게 아니다. 내게도 기사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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