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3에 대한 헌사

출처: 펨코

몇 년 전부터 연인 관계는 아니지만 데이트하고 서로 알아가는 단계를 일컫는 ‘썸’이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요즘 어린 세대는 썸 대신 ‘삼귀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글을 보았다. ‘사귀다’의 사와 숫자 4가 같은 발음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4의 앞 숫자인 3을 활용한 표현이다. 아재 개그 같은 느낌이면서 재치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때 3은 미완의 상태를 나타낸다. 공식적으로 사귀는 사이가 되기 전의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숫자 3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3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숫자이다. 어린 시절 운명의 가위바위보를 하고 나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야! 삼세판 해야지” 그렇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적당한 공정성을 의미하는 마법의 숫자이다. 그래서 야구에는 삼진아웃이라는 개념이 있다. 또한 삼발이 의자는 네발 의자에 뒤지지 않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어떤 의견을 낼 때도 세 가지 근거가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두 가지 근거만으로는 너무 부족하고, 네 가지는 좀 많은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인생이 3을 닮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 모자라 곤란을 겪지도 않고, 너무 많아서 오히려 삶을 갉아먹지도 않으면 좋겠다. 또한 실패와 슬픈 일, 성공과 기쁜 일 또한 부족하지도 많지도 않은 수준으로 다가오면 좋겠다.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 또한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에, 안 좋은 일 역시도 적당하게 있으면 좋겠다. 이렇듯 ‘3의 인생’, 즉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삶이 앞에 펼쳐지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삶도 삼과 발음이 비슷하구나.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10이다. 축구에서 에이스 선수를 의미하기도 하고, 특별했던 고등학교 시절과 연관된 숫자라서

숫자 3에 대한 헌사”에 대한 2개의 생각

  1. 김문영

    ㅎㅎㅎ저는 역시 요즘 어른이중;; 하나네요..삼귀다..몰랐습니다.3은 설득되기에 충분한 논리적 숫자고 안정감을 주는 숫자라고 하던데 그리쓰이는군요~~생각의 확장 좋습니다^^
    지식을 늘려주셔서 또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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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탄재

    우와 저도 작심삼일 을 마음에 새기며
    3일만 잘버티자 생각하며
    3이란 숫자가 좋기도하고 마의 숫자기도
    하는데ㆍ ㆍㆍ
    짤을보고 이런생각을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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