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선호하는 연락 방식은 제각각이다. 나는 전화 통화보다는 카톡으로 연락하는걸 더 좋아한다. 여자 친구가 아닌 이상에야 전화를 먼저 건 적은 거의 없다. 이유를 딱 꼬집어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말이다. 친구에게 먼저 전화를 거는 경우는 일 년에 몇 번 손에 꼽을 정도이다.
오늘은 조금 다르게 해 봤다. 친한 친구가 생일을 맞은 오늘, 아침에 카톡으로 축하한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러다 저녁때가 되자 왠지 모르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친구에게 직접 생일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들과 술자리를 갖고 있던 친구의 목소리를 들으니 뭔가 기분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알듯이 남자들끼리는 친하면 친할수록 막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을 선뜻 꺼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겨우 조금 둘러대며 생일이니까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내색은 안 했지만 친구가 속으로 놀랐을 거라고 짐작이 된다. 평소에 전화라고는 거의 안 하던 녀석이 생일 축하 전화라니 말이다. 전화를 끊고서 기분이 좋아졌다. 친구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과 대학생 때 만나서 어느덧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는 카톡으로 생일 축하 인사를 보내는 대신에 전화를 하려고 한다. 사실 카톡 생일 축하 인사도 웬만큼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보내지도 않는다. 이제부터는 이 사람들에게 전화로 축하의 마음을 전하련다. 설마 수신 거부하는 사람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