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은 제때제때

방에서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왕좌의 게임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께서 들어오셨다. 머뭇머뭇 거리시는 어머니. 저녁 밥을 많이 남겼다며 말을 꺼내시더니 갑자기 안쓰러운 표정으로 물어보신다.

“요즘 회사에 무슨 일 있는거 아니지? 월급이 안 나온다거나…”

“으잉? 엄마 그게 무슨 이야기야? 월급 잘 나오고 회사 잘 되고 있어. 어디서 무슨 이야기를 들은거야?”

몇번을 괜찮냐고 되물어보시더니 말씀하신다.

“아니 너가 매달 용돈 보내주던거…그게 2달째 안 들어와있길래…”

아차 싶었다.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매달 월급날 부모님께 약간의 용돈을 보내드렸었는데, 지난 2개월은 깜빡한 것이다.

어머니께서 이어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너가 요즘 잠을 잘 못 잔다고 하길래…”

날씨가 더워지면서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고, 자다가 자꾸 깨곤 했다. 어쩐지 최근 들어 아버지께서 나만 보면 잘 챙겨먹고 다니라고 말씀하신다 했더니…

상황을 파악하고 나니 너무 웃겼다. 껄껄대며 어머니께 월급 잘 받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아버지께는 밖에서 엄청 잘 먹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부모님은 내가 회사 옮긴걸 많이 걱정하시고, 불안해하신다. 내가 즐거워하고 만족해하면 된다고 말씀하시지만, 속으로는 까맣게 타들어가실거다. 그러다보니 아들놈이 용돈도 안 보내지, 잠도 잘 못잔다고 하니 회사에 문제가 있는데 혼자 끙끙대는구나 짐작하신거다.

“아빠 걱정하지마! 회사 잘 되고 있고, 나 돈 많아”

걱정 없애드리려 일부러 더 호기롭게 이야기했다. 아버지께서 눈도 안 마주치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용돈 올려받아야겠다”

아차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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