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지금 누리거나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어디서부터 비롯되건지 생각해본 적이 많지 않다. 서울 내 북촌 혹은 서촌 등 한옥들이 모여있는 곳을 즐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지어진 한옥들이 보존된 채 남아있는 지역이라고만 단순히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정세권이라는 인물에 대한 입체적으로 조망하며 일제시대를 알려준다. 그 당시에도 파이낸싱까지 해결하는 부동산 디벨로퍼가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독립운동까지 적극 지원하는 정세권의 삶의 궤적은 가히 상상을 뛰어넘는다. 명확한 비전과 실행력, ‘개밥 먹기’를 주저하지 않는 꼼꼼함, 그리고 열정 모든 게 인상적이다.

정세권을 인터뷰했다는 ‘나는 어떻게 성공하였는가’ 지면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 사람들의 욕망이라는 것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렵지 않고 술술 넘기며 읽고 난 뒤에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내가 그리고 우리가 누리는 수많은 것은 과거 누군가에게 진 부채라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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