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짧은생각

2018년 연말결산

기억에 남는 일 TOP 3

  •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 싶었던 편두통
    • 몇일간 머리가 극심하게 아파서 쓰러져 지냈었다. 여전히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스트레스와 경직된 목 어깨 근육의 합작품으로 추정된다. 가만히 있기만해도 맥박 리듬에 맞춰서 머리가 찌릿찌릿하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겨우 나아지고서 삶에 감사하는 태도를 좀 더 갖게 되었다
  • 아버지, 동생과 부대찌개 먹으며 소주 한잔
    • 정신적으로 지쳐있던 여름 어느 날, 어머니의 흔치 않은 저녁일정을 틈타 남자 세명이서 동네 부대찌개집을 갔다. 그러면서 소주 한병 시켜놓고, 자연스레 나온 근황과 요즘 고민 이야기. 특별할 거 없는 대화가 오고갔지만, 그날 이후로 힘을 받아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다.
  • 회사 생활의 전환점이 된 새로운 업무
    • 전사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난관이 많은 업무를 맡게 되면서 회사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역할을 잘 수행하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덕분에 외국어도 많이 사용해야하고, 해외출장도 잦아졌다.

기억에 남는 지름 TOP 3

  • 짜먹는 스포츠 양갱
    • 맛도 좋고 먹기도 편하면서 저렴한 최고의 간식. 그동안 먹던 한살림 양갱, 크라운양갱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대체품으로 먹기 시작했는데, 꽤나 만족스럽다.
  • SIY 명상 프로그램
    • 명상을 꾸준히 하던 중, 멀지 않은 상하이에서 2일짜리 프로그램이 열린다고 해 찾아갔었다. 대체로 책의 내용을 따라 수업이 이뤄졌지만, 생생한 경험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 갤럭시S9 휴대폰
    • 잘 사용하던 S7이 갑자기 먹통이 되면서 급하게 강변역 테크노마트에서 조건 봐가며 구입했다. 이거 하면서 휴대폰 유통 생태계를 익히고서는, 몇일 후에 여자친구 폰 바꾸는 것도 도와줬다.

기억에 남는 책 TOP 3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개인이 아니라 개인을 둘러싼 집단이 힘을 합쳐서 해야하는 많은 생각들을 담담하게 알려준다
  • 곤란한 결혼
    • 지극히 일본 지하철에서 읽을법한 외양의 이 책은 유쾌하고 직진한다. 결혼뿐만 아니라 인생에 적용해도 손색없는 아주 좋은 책
  • 서울 선언
    • 모르고 지냈던 서울에 대한 이야기. 서울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말 충격적이다. 조선왕조와 긴밀한 연결에 대한 우려도 공감.

2018년에 읽은 책 (총 92권, 시간순)

  • 한계를 넘어서 (Critical Chain) – 4점
  • 돈 되는 아파트, 돈 안되는 아파트 – 4점
  •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 – 1점
  • 돈이 없을 수록 서울의 아파트를 사라 – 3점
  • 나는 돈이 없어도 사업을 한다 – 3점
  • 장병규의 스타트업 한국 – 3점
  • 아날로그의 반격 – 4점
  • 인구와 투자의 미래 – 4점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5점
  • 인간증발 – 3점
  •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 3점
  • 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 3점
  • 원씽 – 3점
  • 나를 보내지마 – 4점
  • 회복탄력성 – 4점
  • 기브앤테이트 – 4점
  •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 – 4점
  • Traction: How Any Startup Can Achieve Explosive Customer Growth – 4점
  • 서른에는 꼭 만나야할 저축생활 가이드 – 1점
  • 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는가 – 4점
  • 똑똑한 부동산 투자 – 4점
  • 한권으로 읽는 아함경 – 3점
  • 좀머씨 이야기 – 2점
  •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 3점
  • 차이나 모델 – 5점
  • 스님의 주례사 – 3점
  • 일하는 당신을 위한 결혼 사용설명서 – 4점
  • 결혼 전 물어야할 한가지 – 4점
  • 곤란한 결혼 – 5점
  • 기쁨에 접속하라 – 3점
  • 노래의 언어 – 3점
  •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 – 4점
  • 다녀왔습니다 뉴욕 독립서점 – 3점
  • 언제 할 것인가 – 2점
  •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 4점
  • 대담한 작전 – 4점
  • 행복한 결혼을 위한 7원칙 – 4점
  •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 2점
  • K팝 메이커스 – 3점
  • 안소연의 성우 되는 법 – 3점
  • 여자에게 일생에 한번은 냉정해야할 순간이 온다 – 4점
  • 김상욱의 과학공부 – 4점
  • 징비록 – 3점
  •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3점
  • 이욱정PD의 요리인류키친 – 2점
  •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전략 – 4점
  •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 4점
  • 린스타트업 – 4점
  •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 4월
  • 한마디면 충분하다 – 4점
  • 가족의 발견 – 4점
  •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 5점
  • 서울 선언 – 5점
  •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 4점
  • 15세기 조선의 때이른 절정 – 5점
  • 한국인의 부동산 심리 – 4점
  • IMF키즈의 생애 – 3점
  • 출판하는 마음 – 3점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4점
  •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4점
  • Measure What Matters – 5점
  • 이방인 – 3점
  • 열하일기,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 3점
  • 추사 김정희 – 3점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5점
  • 이 방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 – 4점
  • 강연의 시대 – 3점
  •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 4점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 3점
  • 부동산 투자 사이클 – 2점
  • Farsighted – 4점
  • 언스크립티드 – 4점
  • 하드씽 – 5점
  • 트렌드 코리아 2019 – 4점
  • 뉴로트라이브 – 4점
  •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 – 5점
  • 골목의 전쟁 – 4점
  • 2019 트렌드 노트 – 4점
  • The Buddha Pill – 4점
  • 골목길 자본론 – 3점
  • 안녕 주정뱅이 – 4점
  • 이상한 정상가족 – 4점
  • 나는 돼지농장으로 출근한다 – 3점
  • 한국이 싫어서 – 3점
  • 사랑을 지키는 법 – 4점
  • 열두 발자국 – 4점
  • 자기 앞의 생 – 4점
  • 미식대담 – 3점
  •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 4점
  • 초격차 – 3점
  • 디자인의 디자인 – 3점
  •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 4점

2018년에 본 영화

  • 코코: 4점
  •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4점
  • 버닝 – 4점
  • 서치 – 4.5점
  • 완벽한 타인 – 4.5점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 4점

2018년 문화생활

  • 2018년 평창 동계 장애인 올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 한강 요트
  • 아드만 애니메이션
  • 동아시아 필묵의 힘
  • 창덕궁 후원관람
  • 우주소리

명상 배우러 상하이에 가다 #2

들뜬 강의장

프로그램 안내판을 보고 건물에 들어서니 경비원이 정중하게 안내해준다. 깔끔함과 고요함이 묻어 나오는 기분 좋은 건물이었다. 이 건물은 상하이와 항저우에서 명상, 요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회사 것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여기서는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유치하는게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강연 시작 전 화면

강의장에는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프로그램 담당자가 사전에 초대해준 위챗 채팅방에는 20명 정도 있었던지라 예상보다 많은 숫자에 놀랐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고, 이내 50명 정도 되는 사람들로 강의장이 꽉 찼다. 구성을 보면 서양인 절반과 대부분이 중국인일 동양인 절반 정도였다.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당연하겠지만 상하이에 거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홍콩이나 항저우, 싱가포르 등 근처에서 온 사람도 몇몇 있었다.

프로그램 시작

드디어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2일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줄 강사는 린다와 피터였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2인 강사 체제를 유지한다고 한다. 얼굴 가득 인자한 웃음을 띈 – 당연히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 두 사람은 시종일관 유머와 진지함으로 최고의 강의를 제공했다.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린다는 우리에게 과제를 내주었다.

“당신이 하는 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근처에 있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어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종이 울리면 역할을 바꾸어 당신이 이야기해보세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점에 대해 처음 보는 사람과 영어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은 당황했다. 뒤에서도 기술하겠지만, 내면검색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식으로 짝을 이뤄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제가 굉장히 많다. 과제가 끝나면 항상 느낌과 생각을 공유한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 방식의 좋은 점도 알게 되었다.

첫 과제가 지나고 본격적으로 내면검색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무엇인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본인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강사들의 경험담

린다는 최근까지 비자(VISA) 카드에서 사업개발을 담당하는 바쁜 사람이었다고 한다. 교육 프로그램 차원에서 마음챙김명상을 알게 되었지만, 막상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하지 못했다고 한다. “도대체 내가 시간이 어디 있겠어”라고 생각했지만, 한번 효과를 느끼고 나서는 꾸준히 하게 되었고, 이렇게 강사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SIYLI 사업개발 총괄인 피터는 구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겪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마음챙김명상을 하며 스스로의 감정 변화를 훨씬 잘 파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좋은 개념이라면 이걸 널리 퍼뜨리는 일을 하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에 SIYLI에 합류했다고 한다. 이처럼 두 강사는 본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으며, 우리도 그 좋은 걸 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론 설명에 들어갔다.

명상, 요가 내용으로 ‘코실리닷컴’을 다시 시작합니다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써야겠다. 이왕 할 거면 도메인과 호스팅도 결제하고 제대로 해보자.

이렇게 마음먹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호스팅을 결제하고, 워드프레스 테마를 골랐습니다. 그때 가장 큰 고민은 블로그 이름과 도메인이었다.

장고 끝에 “코실리”라는 나만 아는(!) 도메인을 구입하고 휴대폰 앱으로 파비콘도 만들고 설정했다. 코실리닷컴의 장엄한 시작.

글 쓸 때마다 페이스북에 링크를 걸며 지인들이 들어오길 기다렸고, 페이스북 포스팅에 댓글과 좋아요 개수를 민감하게 확인하며 대부분은 좌절, 간혹 기쁨을 맛봤었다.

하지만 나름 불타올랐던 열정도 2년이 지나기 전에 시들어버렸고, 꽤 긴 시간 동안 코실리닷컴을 방치했다.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보려 한다. 명확한 주제 없이 이것저것 글을 올렸던 것과는 다르게 나름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쓸 예정이다.

특히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명상과 요가이다. 작년 말 극심한 스트레스에 힘들어하고 있을 때, 내게 손을 내밀어준 고마운 존재들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공부하고 꾸준히 수련하고 있다. 이제 이 좋은 명상과 요가를, 다른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

명상과 요가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내용에 더해, 하루를 알차게 보내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들에 대해서도 적을 예정이다. 또한 인상 깊었던 책들에 대해서도.

이제 코실리닷컴 다시 시작한다.

2017년 뒤늦은 독서 기록

메모장에서 지우기 전에 남기려한다. 작년, 2017년 총 59권의 책을 읽었다.

한권 한권 마칠 때마다 간략한 한줄평과 별점을 노트에 기록했었다. 이제와서는 대부분 기억에서 희미해진 이야기이지만.

지금부터는 추가로 블로그에 감상을 남겨보려한다.

아침 저녁 2분씩 명상한다는 것

2분. 2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말한다면, 듣는 이는 기분이 묘할 것이다.

10초도 아니고, 1분도 아니고 2분이라니.

짧다고 하기도, 길다고 하기도 애매한 시간.

출근길 아침에 자칫하다가 지하철 2개를 연속으로 보낼 수도 있는 시간.

노래 한 소절이 끝나고 그다음 소절 도입부를 조금 지났을 시간.

그 2분 동안 나는 아침저녁으로 명상을 한다.

가만히 들고 나는 숨에 귀 기울이고, 정신을 모을 수 있는 시간.

정신이 흐트러질 때쯤 때마침 타이머 소리가 시간이 지났음을 알린다.

시간은 지나가고, 마음은 한결 가라앉는다.

페이스북 멀리하기

페이스북을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트위터도 안 한지 오래고,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기에 페이스북은 “느슨한 관계”의 사람들의 근황을 알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다. 거기에 덤으로 네이버 뉴스 등에서 볼 수 없는 양질의 컨텐츠까지 접할 수 있었다.

그런 페이스북에 들어가지 않기로 결심한데에는 팟캐스트 하나가 한몫했다. “트루먼쇼”처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싶은 삶을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의 삶과 자꾸 비교할 수 밖에 없기에 결국은 불행하다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 이를 소개하는 팟캐스트를 들으며 나만 그런건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와 함께 페이스북을 그만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벌써 2주 정도 되었는데, 아직까지는 별 어려움이 없다. 한가지 아쉬운건 블로그에 글을 쓰더라도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정도. 반응을 기대하며 글을 검열하던 나와 이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겠지만, 성장을 확인하는데 반응만큼 좋은 지표는 없다는게 사실이다. 이 부분은 계속 고민해봐야지.

견물생심

방 한켠에 캐리어가 세워져 있다. 며칠 전 물 건너온 새 캐리어다. 이번 8월 예정된 동생과의 유럽여행을 위해 하나 장만했다. 네 바퀴 달린 기내용 캐리어가 집에 하나뿐이었다. 둘이 가려면 하나가 더 필요한 게 아닌가 싶어 하던 차에 마침 캐리어 추천 글을 보았다. 댓글에 언급된 “제로그라”라는 모델을 찾아보니 우리나라 쇼핑몰에서는 없었다.

무엇인가를 살 때는 거창한 이유가 필요 없다. 한 가지 이유에 설득당하면 그대로 지갑이 열린다. 이 경우에는 엔화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경제 전문가의 예측이 절대적이었다. 평소에는 경제 전문가 예측을 거의 믿지 않지만, 이럴 때는 왠지 믿고 싶어 진다. 라쿠텐에서 결제하고 발송되었다는 메일이 온 다다음날 퇴근하고 택배 상자와 마주했다.

포장을 풀고 살펴보니 실물이 더 만족스럽다. 가볍기도 가볍거니와, 적당히 진한 남색 색감이 마음에 든다. 바퀴 굴림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환상적이다. 보통 베란다 창고에 넣어두는데, 더 이상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급한 대로 방에 방치해두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면 캐리어가 보이니 마음이 동한다. 저 곱디고운 캐리어를 그냥 세워두는 건 마치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침 요즘 매사에 의욕도 없고, 힘이 솟질 않던 터라 여행 생각이 간절해졌다. 마침 황금연휴라는 5월 초가 눈 앞이다. 항공권 비교 앱을 설치해 몇 군데 찾아본다. 시즌이 시즌이다 보니 항공권 가격이 만만치 않다. 마음을 접고 앱을 지우지만, 다시 캐리어를 보면 마음이 동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연유는 모르겠지만, 어떤 노래가 머리를 맴도는 때가 있다. 어젯밤 머리를 때린 노래는 몇 년 전 들었던 그 노래, 동방신기가 부른 ‘言葉にできない(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일본어는 모르지만, 노래 자체의 느낌이 좋았다. 오로지 피아노 반주에만 맞춰서 한 명씩 돌아가며 노래를 소화해내는 오방신기 시절 동방신기의 걸출함도 압권. 중간중간 클로즈업된 노래 중인 멤버 뒤로 보이는 다른 멤버들이 몰입된 듯 따라 부르는 모습도 인상적.

도입부만 듣고 있어도 마음이 얼어붙을 것만 같다. 굳이 한국어 번역 가사를 보지 않더라도, 어떤 말을 읊조리고 있는지 느낌이 오는 그런 도입부. 멜론에 음원도 없는터라 유튜브에서 찾아 화면이 터치되지 않도록 손에 들고 다니며 듣는데 불편하기 그지없다. 이 노래 때문이라도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있는 유튜브 레드를 결제하고 싶어 질 정도.

https://youtu.be/gy1Qma79orE

終わるはずのない愛が途絶えた

(오와루하즈노 나이 아이가 토다에타)

끝날리가 없는 사랑이 끝났어요

いのち盡きてゆくように

(이노치 츠키테 유쿠요-니)

목숨이 다 해 가듯이…

ちがうきっとちがう 心が叫んでる

(치가우 킷토 치가우 코코로가 사켄데루)

“그것과 달라! 분명히 달라!”라고 마음이 외치고 있어요…

ひとりでは生きてゆけなくて

(히토리데와 이키테 유케나쿠테)

혼자서 살아갈 수 없기에

また 誰かを愛している

(마타 다레카오 아이시테-루)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어요

こころ哀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코코로 카나시쿠테 코토바니 데키나이)

가슴이 슬퍼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LaLaLa… 言葉にできない

(LaLaLa… 코토바니 데키나이)

LaLaLa…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せつない噓をついては いいわけをのみこんで

(세츠나이 우소오 츠이테와 이이와케오 노미콘데)

슬픈 거짓말을 하고는 변명을 삼키며

果たせぬ あの頃の夢は もう消えた

(하타세누 아노 고로노 유메와 모- 키에타)

이루지 못한 그 시절의 꿈은 이미 사라졌어요…

誰れのせいでもない

(다레노 세-데모나이)

누구의 탓도 아니에요

自分がちいさすぎるから

(지붕가 치-사스기루카라)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기에

それがくや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소레가 쿠야시쿠테 코토바니 데키나이)

그게 분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LaLaLa… 言葉にできない

(LaLaLa… 코토바니 데키나이)

LaLaLa…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あなたに會えて ほんとうによかった

(아나타니 아에테 혼토-니 요캇타)

그대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좋았어요

嬉しくて嬉しくて 言葉にできない

(우레시쿠테 우레시쿠테 코토바니 데키나이)

기뻐서, 기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LaLaLa… 言葉にできない

(LaLaLa… 코토바니 데키나이)

LaLaLa…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청바지는 찢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청바지는 잘 찢어지지 않는다. 찢어진 청바지가 패션 아이템을 인식되는 것 자체가 희소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광부 등 노동자가 즐겨 입었다는 탄생설화에서부터 뿌리 깊은 강인함을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청바지를 찢어본 사람이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찢어봤다. 4년 전 여행 갔던 몽골에서 말을 타고 초원과 언덕을 신나게 달린 적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 일행 말고는 사람 흔적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그곳에서, 2시간 동안 신나게 내달렸다. 나중에 허벅지 안쪽이 너무나 쓰라려 보니,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검게 짓무른 살이 보였다. 위아래 움직임이 좀 많이 강했었나 보다.

두 번째는 바로 오늘 사무실이었다. 잠실로 이사한 사무실로 출근하는 첫날, 짐을 정리하고 덥고 답답한 공기를 못 견뎌하던 누군가가 창문을 열어놨다. 20층 건물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시렸다. 창문을 조금 닫으려면 위쪽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했다. 책상을 밟고 올라가 원하는 만큼 버튼을 누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리를 내디뎠다. ‘부욱’하는 소리가 났다. 허벅지 안쪽 살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루 종일 새색시처럼 조신하게 몸을 움직였다. 입고 있던 잠바를 허리춤에 둘러 흡사 듀스 뺨치는 패셔니스타로 돌아다녔다. 청바지는 찢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는. 대부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