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자야 하는데, 졸음이 몰려들어 펜을 들자마자 내려놔야겠다. 내일 더 열심히 써야지.
카테고리 보관물: 짧은생각
중고책 매너
예스24나 알라딘에서 중고책을 많이 사는 편이다. 웬만한 책은 사고서 한번 읽고 팔아버리기에 꼭 새 책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고책을 읽으면서 가끔씩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책에 메모나 필기를 해놓은 책을 만날 때다. 그런 책을 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도 그런 책을 만났다. 처음에는 검수를 제대로 안 하고 그런 책을 매입한 중고서점을 원망하다가, 이건 분명 원래 주인 탓이 더 크다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제발 한 톨의 양심은 있었으면 좋겠다.
소설책 제목
중단편 소설책의 제목은 수록작 중 대표작의 이름으로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사실 잘 이해되지 않는다. 여러 소설을 모아서 전체를 관통하는 책 제목을 짓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예를 들어 가수가 앨범을 내면 앨범 제목은 타이틀곡 제목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편소설인 줄 알고 책을 구매했는데 중단편집인 걸 알고 당황해서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물론 대표작이 제목인 경우 좋은 점도 있다. 여러 작품을 읽다가 대표작의 순서가 되면 좀 더 기대하고 각 잡고 읽게 된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은 SF 소설집인데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지 참 신기하다. 아직 대표작 순서는 오지도 않았는데, 많이 기다려진다.
점심 건강 식단
평일 점심은 대부분 닭 가슴살과 그릭 요구르트를 먹는다. 밀가루를 비롯한 탄수화물을 너무나 많이 먹는 것 같아 고민되던 중, 적어도 몇 번은 좀 건강하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실천하고 있는 식단이다.
사무실에서도 어렵지 않게 준비해 먹을 수 있는 것들로 고르다 보니 선택한 조합인데, 재택을 하면서도 일주일에 4번은 꼭 먹고 있다. 같은 걸 여러 번 먹는데 큰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큰 문제 없이 먹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함에도 계속 체중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거. 아무래도 활동량도 줄고, 부모님이 주시는 맛있는 것들을 계속 먹다 보니 고삐가 풀렸다. 얼굴도 좀 동그래진 거 같은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소주 삼분지 이 병
4시 30분쯤이었을까. 부엌에서 물을 뜨고 있는데 아버지가 저녁에 김치찌개나 부대찌개를 먹자고 말을 거신다. 집 앞에 아주 잘 하는 식당이 있는데 포장해와서 먹곤 했었다. 그러다가 이야기는 비가 많이 온다, 비 오는 날은 막걸리인데, 막걸리 대신에 찌개랑 소주 어떠냐 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버지가 찌개를 사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소주 1병을 사 오셨다. 태어나서 술을 직접 처음 사봤다며 멋쩍어하는 아버지. 그렇게 해서 저녁에 부대찌개를 먹으며 온 가족이 소주를 한 병 나눠마셨다. 심지어 다 마시지도 않았지만. 더 어릴 때는 초록병 소주를 도대체 왜 마시는지 이해가 안 되었었다. 지금도 그렇게 맛있다고는 생각 안 한다. 그러나 가끔씩 그 특유의 맛이 생각날 때가 있다.
몇 달 만에 술을 마시는 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동생은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먹는 거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냥 술을 따라 마셨다. 어머니는 한잔 다 마셨다며 뿌듯해하신다. 그렇게 소주 삼분지 이 병을 우리 가족은 나눠마셨다.
설거지 거리
부엌에 물 뜨러 갔다가 깨달았다. 수북이 쌓여있는 설거지 거리를 보고서, 어머니의 하루는 가족들보다 일찍 시작해서 늦게 끝난다는걸. 전업주부 생활을 계속 해온 어머니의 일상은 계속 그랬던 거다.
할머니 잘 모시기 위해서 인터넷 여기저기 찾아보고, 암 환자 카페도 가입해서 읽어보고 그러느라 요즘 훨씬 더 피곤하실 어머니. 그래도 가족들 먹는 거는 당신이 챙기셔야 직성이 풀리는 어머니.
자그마한 몸집에 힘도 세지 않은 분인데, 저러다가 병날까 봐 걱정이다. 늘 부족한 아들래미이지만, 마음만은 더 잘 해드리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할 뿐. 부디 크게 아픈 곳 없이 오래오래 곁에 있어주시면 좋겠다.
나를 놀라게 한 생각
뉴스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깨달았을 때, 나 자신에게 많이 놀랐다. 어떻게 그런 불충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저녁 먹고 공원을 뱅뱅 돌면서 계속 고민해봤지만 답은 뻔하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봐야겠다.
할머니 말년 운
오늘 아주 오래간만에 가족들 사이에 희망이 번졌다. 할머니를 모실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찾았고, 거기로 들어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할머니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이 얼마이든지, 행복하고 평화로운 기억을 최대한 많이 안겨드리고 싶다.
할머니 사주에 말년 운이 있다고 하더니만 그게 사실인 거 같다. 내 사주가 그렇게 좋다는 할머니 말씀도 이제 믿어야 할까!
아스널 팬이란
어떤 스포츠팀을 응원한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팀 성적이 좋을 때는 별문제가 없다. 경기도 잘 챙겨 보고 주변에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성적이 신통치 않을 때는 관심이 점점 사그라든다. 어차피 질 거라는 생각에 경기를 챙겨보지도 않는다.
EPL 축구팀 아스널을 응원하는 내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기대보다 성적도 안 좋고, 들리는 소식도 슬픈 소식뿐이었던 팀. 어느새 경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던 아스널이 새벽에 맨시티를 꺾고 FA컵 결승에 올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몇 주 전 경기에서 완패했기에 믿기지 않은 결과였다. 하이라이트를 돌려보고, 기사를 찾고 있자니 잊고 있던 열정이 다시 떠오른다. 결승전만큼은 꼭 시간을 내서 봐야 싶다. FA컵 최다 우승 팀의 위엄을 다시 한번 발휘해보자.
할머니 병문안 (200718)
할머니 병문안을 다녀왔다. 이번에는 동생과 함께 갔기에, 먼저 할머니를 뵙고 나와 동생을 올려보냈다. 코로나를 조심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출입 가능한 보호자를 한 명으로 제한했기에 교대로 움직여야 한다.
병원 밖에서 기다리다가 간병인 분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가족이 면회 와서 할머니께서 말씀을 계속하시다 보면 목이 마르신데, 우리에게는 물 달라는 이야기를 안 하신다는 이야기. 그리고 가족에게는 아프더라도 내색을 안 하신다는 이야기. 전반적으로 가족이 걱정할까 봐 많이 신경 쓰신다는 이야기였다.
우리 할머니 몸도 안 좋으신 분이 아직도 인내심을 낑낑 발휘하고 계셨다. 할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야속하기도 했다. 곧 병원 옮기시면 더 보기 어려울 텐데 그전까지 부지런히 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