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 병원 가시는 길에 함께 다녀온 어머니가 알려주셨다. 다시 사진 찍어보니 온몸 군데군데 퍼졌다고. 한두달 바라보신다고.
불과 몇주전 아직 퍼지지 않았다고 들었던건 다 신기루였나보다. 이제 마지막 남은 조부모님을 데려가려는구나. 하늘이 원망스럽다.
외할머니 병원 가시는 길에 함께 다녀온 어머니가 알려주셨다. 다시 사진 찍어보니 온몸 군데군데 퍼졌다고. 한두달 바라보신다고.
불과 몇주전 아직 퍼지지 않았다고 들었던건 다 신기루였나보다. 이제 마지막 남은 조부모님을 데려가려는구나. 하늘이 원망스럽다.
온 몸을 휘감는 외로움을 오롯이 받아들이겠다 다짐하는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바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마음은 붕 떠있기도 하다.
특히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이 점점 사라진다. 최근 소개팅으로 만난 분들에게 연속으로 거절 당하면서 더 그렇게 되었다. 분명 분위기도 괜찮고, 이야기도 잘 통했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였을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다.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기도 어려운데, 그 사람이 나를 마음에 들어해야한다니! 이보다 기적 같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그렇다 나는 지금 기적을 찾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기적이라는게 쉽게 생기면 그건 기적이 아니라며 위로해본다.
오늘 드디어 백기를 들었다. 외로움이 온 몸을 휘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급한 업무도 거의 없던 오늘, 외롭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걸 확인하고서 드디어 인정했다.
이 외로움은 단순히 연애에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혼자 살게 되면서,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명체와의 물리적인 접촉이 사라진 점. 개인 연락이라고는 거의 드물어진 상황. 노력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간 최근 소개팅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친구와 가족의 중요성으로 결론이 귀결되면서 베프 같은 연인이 해결책인가 섣불리 결론 내려본다. 하지만 함께 살아도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그게 문제를 해결해주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 같다.
결국 결론은 인생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이라는걸 명심하고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가 연애와 가족, 친구가 필요없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내 중심이 서있는게 훨씬 중요한 것 같다.
마음을 다시 한번 다져본다.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보니 하루가 참 길었다. 유튜브 피드에는 흥미로운게 잘 보이지 않고, 약속은 따로 없다. 해야하는 일 때문에 마음이 무거워 책도 읽지 않으며 보낸 하루는 여느때보다 길었다.
그러다보니 끌려가지 않고 이끌면서 하루를 보낸게 언제였었는지 반성하게된다. 오늘은 어느정도 그런 날이긴 했다. 고통스럽긴했지만 말이다.
어제 본 영화 소울에서는 매 순간을 최대한 음미하며 지내라는 이야기를 던진다. 몇년동안 몰두했던 마음챙김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동안 놓치고 있었는데, 다시 한번 곁에 두고 씹어봐야겠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달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동의가 되지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걸 시작한 사람은 뻔한 법.
하지만 그 누구도 노라고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해한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는 건 내 몫.
아 쉽지 않다 요 며칠 사이.
요 몇일이 좀 이상하다. 업무 시간 중에 여유가 꽤 있다. 회의도 별로 없고, 생각할 시간도 많다.
다른 사람들은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만 같은데 좀 이상하다. 그렇다고 업무가 진행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착착 계획대로 잘 흘러가고 있다.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이 여유를 활용해야하는데, 불안감이 잘 가시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예전에 먹다 남은 음식이나 부모님 집에서 받아온 음식으로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다. 그때 음식 양이 1인분보다 조금 모자라는 경우, 양 늘리기 신공을 발휘해야한다.
오늘 저녁에는 된장찌개를 먹었는데 양이 좀 모자를거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해주셨었다. 물을 조금 추가하고, 된장을 살짝 더 풀어주고, 두부를 썰어넣었다. 팽이버섯도 조금 넣고 말이다.
그렇게 하니 훌륭한 한끼 식사 양이 만들어졌다. 배가 부를 정도로 든든히 먹고 나니 뿌듯하다. 물타기 신공 성공.
이사 후 처음으로 사무실에 출근했다. 이사 후 첫 출근이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좀 더 거대하긴하다. 거의 5개월만에 처음 출근하는거니까 말이다.
이사로 인해 걸리는 시간이 10분 정도 늘어났다. 1시가 15분 걸리던게 10분 늘어난다고 얼마나 다르겠어 싶었는데,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마음이 더 피곤하더라.
게다가 8시 반 정도까지 야근 후 택시타고 왔는데, 집에 오는 길에 벌써 머리가 지끈거렸다. 설거지도 해야하고 평일 점심거리 준비도 해야하고… 밀린 집안일들이 머리를 괴롭혔다.
집에 도착해 부지런히 할일들 처리하고, 가까스로 잘 준비를 마치니 자정 근처이다. 혼자 사는 회사 동료들이 회사 근처에 사는 이유가 있다. 앞으로 왠만해서는 사무실 출근은 하지 말아야겠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낭비된다.
나에게 어울리고 잘 맞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그 사람을 놓치지 않고 잘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사람 보는 안목이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높이 평가하는 유형의 사람에게는 좀 과도한 점수를 주고, 그게 아닌 사람들에게는 낮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부족한 눈을 채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어떤 부분을 잘 살펴보려고 노력해야할까. 고민이 많이 된다.
부모님 집에서 나와 혼자 산지 어느덧 한달이 넘었다. 생활에 익숙해진 요즘 한가지 드는 걱정이 있다. 바로 생리현상(?)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해소한다는 것.
이러다 버릇되어서 밖에서도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큰 일이다. 집에서도 누군가 함께 지내는 것처럼 행동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