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남달랐던 날

오늘은 기분이 남달랐다. 동생이 전화로 도움을 청했고, 내가 해준 조언대로 충실히 이행했다. 그리고 결과와 느낀 점에 대해 다정하게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분이 참 좋다. 다른 사람들은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그거 하나 실천하는게 쉽지 않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알람을 못 듣는게 아니다. 듣고서도 일어나지 않는게 문제다.

해야할 일들이 정해져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외할머니께 새해 인사

외할머니께 새해 인사 전화를 드렸다. 어제 트리거 책을 읽다가 실천하지 않는 계획은 무의미하다는 대목에 눈이 밟혔다. 외할머니 걱정을 말로만 하고 실제로 전화조차 안 하고 있는 내가 마음에 걸렸다.

어머니께 외할머니 전화를 어떻게 드리는게 좋겠냐 여쭤보니, 수화기 건너편에서 망설이시는 모습이 보인다. 최근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말씀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걸 실제로 경험하고서 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셨나보다.

외할머니 폰으로 전화를 걸어 통화를 했다. 예전처럼 또렷하고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아니셨다. 새해 인사 드리고 건강하시라고 이야기를 나눈 후 통화를 마쳤는데, 마음이 정말 편하지가 않다. 그래도 어머니께는 예상보다 목소리가 또렷하셨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내게 좋은 말씀만 해주시는 외할머니인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체계 만들기

하루 질문 문항을 편집하려고 문서를 열려다 보니 가장 마지막에 편집한 날짜가 1년 전이다. 정확한 날짜는 아니겠지만, 대충 그 정도 된 것 같다. 체계를 잃은 채 지내온 시간이 말이다.

독립해서 지낸 지 한 달 정도 되었고 이제 꽤나 익숙해졌다. 2021년 새해를 맞이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봐야겠다.

그러기 위해서 하루 질문도 다시 시작하고, 일기와 글쓰기도 다시 몰두해보련다.

2020년 연말결산

기억에 남는 일 TOP 3

  • 재택근무, 재택근무
    •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한 3월부터 10일 남짓한 날을 제외하면 재택근무를 계속 하고 있다. 이전에도 아주아주 가끔씩 집에서 일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장기간 동료들과 함께 재택근무를 하는건 이번이 처음.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고, 장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나는 재택근무가 정말정말 좋다. 내년 말까지 계속 이어질 것 같은데, 이 혜택을 최대한 누려야겠다.
  • 할머니 임종
    • 친할머니가 9월에 돌아가셨다. 5월 초 갑자기 찾아온 황달과 함께 병원에 입원하신 할머니에게 췌장암 말기 진단이 내려졌고, 서서히 마지막을 준비해야만 했다. 코로나로 인해 강화된 방역지침에 면회는 쉽지 않았지만 가급적 자주 찾아뵈려고 노력했다. 왜 그전에 더 자주 찾아뵙지 못했을까 후회하면서 말이다. 당신에게 다가오는 운명을 의연하게 받아들이시고, 호스피스 병원에서 주무시던 도중 평온히 마지막을 맞으신 할머니. 돌아가신 후에야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셨었는지 실감하고 있다.
  • 독립 시작
    • 돌아가신 할머니 집으로 나와 살겠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합의 하에 독립을 준비했다. 그냥 들어와서 살 수는 없는 집 상태였어서 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하고, 생전 처음 인테리어를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이사 온 집, 그동안 내가 누렸던 것들이 전부 공짜가 아니었구나라는걸 깨닫고, 동시에 자유가 주는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 어느정도 적응이 다 되면서 조금씩 새로운걸 시도해보려는 중이다.

 

기억에 남는 지름 TOP 3

  • 모니터암
    • 모니터 높이를 맞추기위해서 책을 잔뜩 쌓아서 그 위에 올려 사용해왔었다. 이사하고 사용할 책상의 깊이를 최소화하려면 그건 좋은 방식이 아니었다. 고민하던 중 모니터암 이라는 제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예산을 훨씬 초과하며 이 제품을 선택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업무용 노트북을 사용할 때나 개인용 데스크탑을 사용할 때, 각각 알맞게 높이와 간격을 조절할 수 있었다.
  • 안타티카
    • 옷 쇼핑은 역시즌 쇼핑이 진리이다. 뻔하지 않은 색의 롱패딩을 물색하던 5월, 안타티카가 특가 35만원에 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을 핑계삼아 온 가족을 위해 4개 안타티카를 구입했다. 올 겨울이 그렇게 춥지 않을거라는 전망에 많이 입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워했는데, 찾아온 강추위에 입어보니 정말 최고다. 잠바가 감싸주는 부분은 춥지 않고 포근하다.
  • 인테리어
    • 이사하면서 태어나 가장 큰 소비를 하게 되었다. 오늘의집 어플을 수도없이 들락날라하고, 3개 업체를 추려서 그 중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그리고 공간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고, 어떤 식으로 현재 구조를 변경할지를 고민하는 과정도 말이다. 잘못 생각한 부분도 있고 놓친 부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90점 정도는 되는 인테리어가 탄생했다. 가격도 계획했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말이다.

 

기억에 남는 책 TOP 3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사실 내용이 거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독서노트에 이렇게 짧게 적어놨어서 더더욱 기억이 안나는데, 읽으면서 많이 놀랐던 것 같다.
  • 마이클 모부신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운으로 성공했는지 실력으로 성공했는지 잘 구분해 생각하고, 운이 중요한 경우 과정을 중요시하라는 조언이 일품이었다.
  • 사기 열전
    • 재미와 분량은 어떤 의미에서 확인이 없을만큼 날 붙잡지만, 한번쯤은 꼭 읽어볼만한 책. 사기라는 책의 구성과 사마천의 역사관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2020년에 읽은 책 (총 86권, 시간 순)

  • 이카루스 이야기 – 3점
  • 좋은 노력 – 4점
  • 공부의 철학 – 2점
  • 양자 세계의 신비 – 1점
  •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3점
  • 쇼코의 미소 – 4점
  • 어떤 아이들의 전생 기억에 관하여 – 2점
  •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 3점
  • 대체 뭐가 문제야 – 1점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3점
  •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4점
  • 나는 왜 출근만 하면 예민해질까 – 4점
  • 전략적 사고의 기술 – 4점
  • 좋은 전략 나쁜 전략 – 4점
  • 로지컬씽킹 – 4점
  •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 3점
  • 상차리는 상남자 – 3점
  • 사는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 – 4점
  • 오늘의 메뉴는 제철음식입니다 – 3점
  • 음식의 언어 – 3점
  • 외환위기 10년 한국사회 얼마나 달라졌나 – 3점
  • 음식이 상식이다 – 3점
  • 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 3점
  •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 4점
  • 인생학교 섹스 – 2점
  • 매일 아침 써봤니? – 4점
  •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5점
  • 매거진B 모노클 – 3점
  • 왜 정권이 바뀌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가 – 3점
  • 시를 잊은 그대에게 – 3점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2점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4점
  • 데이터 분석의 힘 – 3점
  •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 – 3점
  • 옥상에서 만나요 – 4점
  • 아스퍼거 패밀리가 사는 법 – 3점
  • 모든 것이 되는 법 – 3점
  •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 – 2점
  • 아티스트 웨이 – 4점
  • 인간의 조건 – 3점
  • 시장의 기억 – 4점
  •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 2점
  • 마쓰시타 고노스케 – 3점
  •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 4점
  • 죽음의 수용소에서 – 5점
  • 관계의 과학 – 3점
  • 무관심의 시대 – 3점
  • 자기 통찰 – 3점
  • 하루의 취향 – 3점
  • 왜 맛있을까 – 3점
  • 피프티 피플 – 4점
  • 문명의 그물 – 4점
  •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 4점
  • Conscious Business – 3점
  •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3점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5점
  • 어른들을 위한 아스퍼거 증후군 – 3점
  • 별종, 괴짜, 그리고 아스퍼거 증후군 – 3점
  • 임계장 이야기 – 3점
  • 콘크리트 – 3점
  • 제가 살고 싶은 집은 – 3점
  • 전셋집 인테리어 – 3점
  • Dark Horse – 3점
  • 마이클 모부신 운과 실력의 성공 방정식 – 5점
  • 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 – 4점
  • 칭기스의 교환 – 3점
  • 수학이 필요한 순간 – 3점
  • 1cm 다이빙 – 2점
  • 이갈리아의 딸들 – 4점
  • 인연 – 4점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4점
  •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 4점
  • 우리는 좁아도 홀가분하게 산다 – 3점
  • 백년동안의 고독 – 1점
  • 훈의 시대 – 3점
  • 사기 열전 – 4점
  • 문도선행록 – 4점
  • My Life in Red & White – 4점
  •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4점
  •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 3점
  • 규칙없음 – 4점
  • 조선을 떠나며 – 4점
  • 컬렉터, 역사를 수집하다 – 4점
  • 튀김의 발견 – 3점
  • 뉴턴의 아틀리에 – 3점
  • How Will You Measure Your Life? – 5점

잘 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는

뭔가를 특출나게 잘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잘 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헬스장 트레이너도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말해줬었다.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최근 그 꾸준함 조차도 잊고 지낸 적이 많았다. 그러다 오늘은 좀 기분이 달라졌다.

그립다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2달이 좀 넘었지만, 더 그리워진다.

할머니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바뀌고 있는 집을 보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렇게 내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는데, 파니니 한번 더 같이 못 먹은게 너무 죄송하다.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그 말

할머니는 항상 나에게 좋은 말씀만 해주셨다. 잘 될거라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사주가 좋다는 등의 말씀말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우리 아버지께 훨씬 더 자주 많이 나는 잘 될거라고 말씀해주셨다는걸.

무한에 가까운 사랑을 주셨는데, 이제 할머니께 고맙다는 말을 할 수도 없다. 왜 다 지나고나면 후회하는걸까.

할머니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이 밤이 너무 아쉽다. 하늘에서 지켜봐주세요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