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쓰는 전상서

부쩍 기력이 딸려 보이는 당신을 보면서 저를 책망하곤 합니다. 나 때문이구나 말이죠.
뾰족한 말들로 서로에게 상처 주고 외면했던 그때가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상처로 말이죠.
당신의 불안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불안해하는데, 당사자인 저는 얼마나 불안할까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 아무 일 없는 척 웃고 있지만 속은 참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처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는 저를 용서하세요.
당신의 행복을 간절히 빕니다. 제 자신의 행복도 간절히 빕니다.
그리고 용서를 빕니다. 무수히 주었던 상처, 절 용서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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