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상

피곤한 몸을 이끌고 후다닥 준비해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여의도역에서 갈아타는 열차는 그 유명한 9호선 급. 행. 서울시내 지하철 중 출근시간대 혼잡도가 가장 높은 노선 5개 모두가 9호선 급행이다. 이미 빽빽한 전동차를 보며, ‘오늘은 힘들겠구나’ 생각하지만, 뒤에서 밀치는 사람과 힘을 합치다 보면 어느새 안으로 들어와 있다. 그렇게 몸을 구겨 넣은 9호선이 나를 회사까지 데려다준다.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의로 보내고, 중간중간 짬나는 시간에 밀린 이메일 답장을 쓴다. 구내식당에서 테이크 아웃해온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다시 회의와 회의. 회의실이 어찌나 건조한지, 얼굴이 찢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담당하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정신이 아득해지다가도, 이내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확인한다. 그러기를 반복하면 이미 얼굴에는 혼이 사라져 있다. 그러고 집에 들어와 저녁 먹으면 진이 빠져있다.

문득 생각해보았다. 회사 사람 이외의 소중한 사람들과는 몇십 분도 쓰지 못하는 하루하루. 참으로 길면서 짧은 게 인생이라는 걸 느끼는 요즘. 하루 중 얼마의 시간을 회사, 그리고 일과 떨어진 생각을 하는지.

내가 이러려고 회사 다니냐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대통령 특집 글입니다. 힘들지만, 많이 배우고 즐겁게 잘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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