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자 우리 회사는 재택근무를 적극 장려했다. 지난 3개월간 몇 차례를 제외하면 사무실에 온 적이 없었다. 생활 방역 체제로 전환되면서 이번 주부터 사람들이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도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쉽지 않은 문제가 생겼는데 마스크 쓴 얼굴만 보고 누군지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웬만큼 안면이 있지 않고서야 마스크 쓴 얼굴만 보고 누구인지 아는 건 쉽지 않다. 특히나 자주 보던 사람이 아니고 오며 가며 간혹 보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 그렇다. 심지어 몇 달 만에 보는 사람들이라서 이름도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어제도 저 사람이 누구였더라, 이름이 뭐였지 당황한 채 식은땀을 흘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안 쓰는 사람들이 내게 언제까지 마스크를 쓸 건지 물어보기도 한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감염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써야겠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지만, 날씨가 더 더워지면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지내는 삶이 더 자연스러워질수록 체념과 수용 단계로 넘어가 될 대로 되라지 하며 다닐 수도 있고 말이다.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역사책에서만 봤던 수준의 바이러스가 내 삶에 들어오다니 말이다. 그래도 살아가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겠지. 그러면서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