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주말이 더 여유로워졌다. 작년 말 끝난 연애 이후로 주말에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약속을 잡을 의지조차 없는 상태이다. 한동안은 유튜브의 영도 아래 이런저런 영상을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는 딱히 관심이 가는 영상조차 없는 상태가 되었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처님 오신 날, 근로자의 날을 거쳐서 토일 주말을 합친 나흘 연휴를 만나게 되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망가진 수면 패턴을 돌리는 거였다. 잠자리에 누워도 몇 시간 동안 잠이 오지 않고, 그러다 보니 늦게 일어나 부랴부랴 재택근무를 준비하는 생활이 몇 주간 이어지고 있었다. 이 고리를 끊고 싶었다.
나흘 연속 오전 7시쯤 성공적으로 일어나서 하루를 보내면서 뿌듯함과 함께 남는 시간도 더 커졌다. 그러면서 다시 글쓰기에 대한 욕망이 꿈틀거렸다. 뭐라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려면 글쓰기만 한 게 없는 것 같다. 유튜브는 얼굴 팔리는 게 싫고, 적나라한 조회수가 상처가 될 것도 같고, 영상 편집에 시간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 꺼려졌다. 팟캐스트도 살펴봤지만, 뭔가 전문적으로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에 부담스러웠다.
이제 더 본질적인 질문은 과연 어떤 주제로 글을 쓸지이다. 지금의 커리어, 혹은 미래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겠다 결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세부적인 주제들을 생각해보니 좋은 내용을 채울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걸 깨닫고 다시 소심해졌었다. 이를 핑계로 글쓰기를 시작조차 안한지 몇개월이다.
그러다 오늘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에 관련된 것이 아니어도, 그리고 주제들의 일관성이 없더라도 일단 뭐라도 쓰기 시작하는게 나을 것 같았다. 중구난방으로 얄팍한 글쓰기를 이어가더라도, 꾸준히 글을 쓰는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지 않을까. 그리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게 좋겠다 생각했다. 지난 2월달까지 했던 매주 글쓰기 모임과 비슷한 모임을 찾아 신청했다. 이번에는 매주 글쓰기가 아니라 매일 글쓰기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매일 30분씩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쓰려고 한다. 30분을 만들고자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는 야심 찬 계획도 세웠다. 정해진 시간 안에 개요를 짜고, 뭐라도 써 내려가서 발행하는 게 목표이다. 타이머도 설정해놨는데, 떨어지는 초침을 보면서 키보드 위 손가락이 더 빠르게 춤추는걸 벌써 경험하고 있다.
한 달 뒤에 돌아봤을 때, 어떨지 기대하며 그 여정을 시작한다
매일 글쓰기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