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한 반복 중인 판소리

한국 사람이지만 판소리를 직접 찾아서 들어본 적은 없다. 딱 한번 갔던 공연은 군 생활 중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에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지만, 그건 사단장의 지시였다. 고루하고, 가사도 잘 들리지 않는 음악. 그게 판소리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번 주말 동안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는 노래는 아이러니하게도 판소리이다. 정통 국악은 아니고, 심지어 아일랜드 풍 음악에 덧입혀진 판소리이다.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고? 일단 한번 들어보자. 월드뮤직으로 유명한 밴드 ‘두번째달’의 대표곡인 ‘얼음 연못’에 판소리 ‘이별가’ 가사를 붙인 곡이다.

https://youtu.be/XdOgijH5C8Q

처음 들었을 때, “갈까부다”하는 첫 소절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귀를 쫑긋 세우며 듣다가 마지막에 이르자 주저 없이 ‘반복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럴 리가 없는데, 방금 이별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유튜브를 검색하다 보니, 김준수 씨가 아니라 이봉근 씨가 부른 것도 다른 매력이 있다. 하지만 김준수 씨 버전이 더 사무치고, 애절하고 찢어지는 느낌이랄까. 가슴이 복잡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을 정도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두번째달 공연이 있으면 꼭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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