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라는 단어처럼 가벼우면서 동시에 무거움을 주는 단어도 잘 없는 것 같다. 경쾌한 발걸음이 옮겨질 듯한 이 단어가 특정한 뒷문장과 합쳐지면 마법처럼 짓누르는 무거움을 주기 시작한다. “취미가 뭐에요?” 라는 문장으로 바뀌면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져온 숙명적인 과제이다. 스스로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당하고 말 끝을 흐리지 않고 자신의 취미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죽하면 자기소개서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 “특기”와 “취미”라는 말까지 들리겠는가.
그러다보니 취미를 가져본다, 취미로 할만한거를 찾는다는 개념으로 이어진다. 이건 “똑똑한 바보”처럼 모순의 극치이다. 좋아하기 때문에 시간이 생길 때마다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를, 일부러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니! 일처럼 되어버린 취미가 과연 취미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취미라고 답하는 독서나 음악 감상을 자신의 취미라고 밝히기는 싫은걸까. 좀 더 그럴 듯해 보이는 걸 취미라고 말해야하는걸까.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쓰여서일까. 혹은 남다른 취향을 갖기 어려운 사회라서일까.
그냥 좀 더 솔직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특별히 좋아하는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당하게 딱히 없다고 말하면 좋겠다. 누군가 독특한 취미를 이야기한다면 그저 존중해주면 좋겠다. 취미는 사랑이라고 노래 부르는 사람도 있다.
취미에는 높고 낮음이 있는게 아니다. 취향과 즐거움만 있는거다.
취미의 의미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