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냉면의 공통점

바리스타 자격증 수업 들을 때 선생님이 알려줬다. 에스프레소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두 굵기가 적당 해야 한다는 걸. 설령 같은 원두일지라도 적당한 굵기가 어제와 오늘 다를 수 있다는 걸. 로스팅 이후 원두의 변화나 서로 다른 날씨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줬다. 어제의 분쇄도가 5였다고, 오늘도 5가 맞는지는 모르는 거다. 에스프레소를 제대로 만든다는 건, 예전에 성공했던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되 그때그때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반영하는 일인 거다.

대접에 얼굴을 파묻을 듯이 후루룩 평양냉면을 흡입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음식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의 비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맛있는 음식을 어제도 만들고,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같은 납품업체에서 같은 재료를 받아다가 육수를 삶더라도 어제의 육수와 오늘의 육수는 다를 수 있다. 냉면을 제대로 만든다는 건, 예전에 성공했던 방식으로 냉면을 만들되 그때그때의 차이점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반영하는 일인 거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 돌아봤다. 어제의 알량한 성공 방정식을 오늘도 그대로 갖다가 낑낑대며 우겨넣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데 그걸 알 생각조차 못했던 건 아닐까. 그래 놓고는 왜 안되는 걸까 속상 해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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