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왔다. 몇 초에 한 번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디서 나는 건지 귀를 기울여보니 횡단보도 위 높은 신호등에 새가 한 마리 앉아있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소리를 내던 그 새. 문득 왜 소리를 내는 걸까 궁금해졌다. 새에게 물어볼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 정확한 이유는 알기 힘들다. 하지만 저렇게 목놓아 울고 있는 거라면 필시 사연이 있을 것만 같았다.
이윽고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었다. 건너가면서 바로 밑에서 좀 더 자세히 쳐다보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속을 들여다보려만 야속하게 먼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새야 너는 왜 그리도 울고 있던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