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출근길 동행자는 팟캐스트다. 여러 가지 팟캐스트 중 하나는 인터뷰 대상자에게 고정 질문을 던지며 코너를 마무리한다. 바로 스무 살로 돌아가면 스무 살의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냐는 질문이다.
스무 살의 나와 대화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하고 생활하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그 시절의 나는 참 엄격한 녀석이었다. 생활 패턴이나 계획을 마음대로 짜놓고, 그걸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었다. 술 마시고 흐트러지는 게 싫어서 술자리를 멀리했고,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을 추구했었다.
빡빡한 일정의 여행이 아닌 즉흥적인 결정이 더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가볍게 기울이는 술잔이 맞은편 사람과 더 가까워질 수 있데 해준다는 것을, 익숙함을 떨치고 새로움과 마주칠 때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는 걸 스무 살의 나는 몰랐다.스무 살의 내가 지금 서른두 살이 되어버린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궁금해졌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며 한잔 술을 건네줄까, 아니면 별 수 없는 꼰대가 되어간다며 호통칠까. 쌉싸름한 기운이 입안 가득 퍼진다.
스무 살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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