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 숨기다

마땅한 글쓰기 주제가 없는 날이면, 매일 다른 주제를 소개해주는 앱을 살펴본다. ‘숨기다’ 오늘의 주제였다.

 

[본심]을 숨기다

“많이 바쁘신가 봐요? 제가 어제 메일을 드리긴 했지만, 지난주에 말씀해주신 프로젝트가…”

“아휴 이거 제가 밑지고 파는 거예요”

“언제 한번 식사나 한번 하시죠”

[치부]를 숨기다

몇 달 전 회식 자리. 술이 거나하게 취하자 다들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창피했던 과거 경험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당사자는 진지하게 이야기했지만, 듣는 이들은 숨도 못 쉴 정도로 웃긴 이야기였다. 덩달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더 생겼다. 역시나 들으면서 너무나 웃긴 이야기. 숨 넘어가게 웃던 와중에도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나도 그중에 하나였다.

[고마움]을 숨기다

회사에서는 말끝마다 붙이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가 왠지 모르게 집에서는 잘 쓰기 힘들다. 집 밖에서는 귀찮은 질문에도 웃으며 답해주고 상냥하게 이야기하지만, 집 안에서는 괜히 표정이 굳어있다.

[미안함]을 숨기다

가끔씩 친한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너무 나아간 것 같은 아차 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어물쩡 넘어가고, 모른 척 시간이 지나가길 바랄 때가 많다.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말이다.

[돈]을 숨기다

이런 적은 없다. 굳이 숨기지 않아도 숨어있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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