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회사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주 1회 재택근무가 가능했다. 특히 장시간 집중해서 일하기를 선호하는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가 이를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하루 대부분 시간을 이런저런 회의를 하며 보내는 나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제도였다. 대다수 동료들이 사무실에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로는 회의 진행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내 말을 사람들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회의실에 함께 앉아있을 때는 표정이나 눈빛을 살피며 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원격회의로는 이런 비언어적인 신호를 알 수 없었다.
또 하나 불편함은 다른 사람과 동시에 말하여 말이 겹치기도 한다는 점이다. 회의실에 앉아있으며 몸짓 눈빛을 보며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홀로 집에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알 수가 없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회의가 많은 사람은 재택근무에 알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재택근무를 하게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